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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린이》, 그리고 방정환

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23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4월 22일
↑↑ 소파 방정환 선생 묘소
ⓒ 고성신문
↑↑ 소파 방정환 선생
ⓒ 고성신문
↑↑ 어린이 창간호
ⓒ 고성신문
요즘은 5월 5일이 ‘어린이날’이지만 어린이날이 처음 만들어질 때는 5월 1일이었다. 1922년 일이다. 그러니까 2022년 올해는 ‘어린이날’이 만들어진 지 꼭 100년이 되는 해다. 혹자는 ‘어린이’라는 말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처음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무렵 간간이 쓰이던 말이고,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들고 《어린이》라는 잡지를 만들면서 널리 퍼트려서 전해지는 말이다.
방정환(1899.11.9.~1931.7.23.)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어린이 교육자, 어린이인권운동가, 아동문학가로서 서른한 해를 용암처럼 불태우며 살았다. 17세에 천도교 교주 손병희의 사위가 되면서 천도교와 인연을 맺어 1918년에 천도교소년회를 조직하면서 어린이 인권, 문화운동에 깊숙이 들어선다. 
해외 명작을 번역해 펴낸 『사랑의 선물』과 추리소설 『칠칠단의 비밀』 같은 어린이책을 펴내기도 했지만 뛰어난 구연 솜씨는 형무소 간수, 자기를 감시하는 일본 순사까지 울리게 했다.무리한 흡연과 비만이 생명을 단축시켰지만 1923년 창간한 잡지 《어린이》는 매년 10만 부 이상 판매되는 인기를 누렸고, 이원수․최순애 같은 유망 아동문학가를 탄생시켰다.
1922년 방정환 선생이 초안하고 1923년 5월 1일 조선소년운동협회가 공표한 ‘어린이 해방 선언’은 1947년 정부가 만든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보다 34년 앞섰으며, 1924년 국제 어린이 구호협회가 제정해 국제연맹에서 제네바선언으로 채택한 ‘어린이 권리에 관한 선언’보다 1년 앞서, 세계사적 의미도 갖는다.
‘어린이 해방 선언’은 ‘소년운동의 선언 세 가지 조건’을 앞세우고 -어른에게 드리는 글-에는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어린이를 늘 가까이 하사 자주 이야기하여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 이발이나 목욕 의복 같은 것을 때맞춰하도록 하여 주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산보와 원족 같은 것을 가끔가끔 시켜 주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어린이들이 서로 모이어 즐겁게 놀 만한 놀이터나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대우주의 뇌우주의 말초는 늙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젊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 그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하고, -어린 동무들에게-는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어른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뒷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그리지 말기로 합시다. 길가에서 떼를 지어 놀거나 유리 같은 것을 버리지 말기로 합시다.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전차나 기차에서는 어른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시다. 입은 꾹 다물고 몸을 바르게 가지기로 합시다’라고 적었다.20대 초반의 젊은이가 작성한 글이다.‘어린이는 어른보다 한 시대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이 뜻을 가볍게 보지 마십시다. 싹을 위하는 나무는 잘 커가고, 싹을 짓밟는 나무는 죽어버립니다’라던 방정환 선생은 1926년 5월 《어린이》지 4권 5호 권두글에서 ‘학대받았다 하면 오히려 한몫 사람값이나 있었다 할까-갓나서는 부모의 재롱감․장난감 되고, 커서는 어른들 입에 편하게 씌우는 기계나 물건이 되었을 뿐이요. 
한몫 사람이란 값이 없었고, 한몫 사람이란 수효에 지우치 못하여 왔지만 (중략) 한없이 뻗어날 새 목숨 새싹이 어느 때까지 눌려 엎드려만 있지 않고 5년 전 5월 초하루, 몇백 년 몇천 년 눌려 엎드려 있던 조선의 어린이는 이 날부터 고개를 들고, 이 날부터 외치기 시작했다’라고 썼다. 불과 5년 만에.-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하오-란 유언을 남긴 방정환 선생은 서울 망우역사문화공원에 그 시대 드문 자연석으로 된 무덤에 동심여선(童心如仙)이 새겨진 묘비 아래 잠들어 있다.
동화작가 장성유(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사)방정환연구소 이사장) 선생은 《아동문학평론》 2022년 봄호(「어린이날 제정의 정신과 그 100년의 역사」)와 2022년 4월 9일 한국아동문학학회 학술대회 (「《어린이》지 어린이날 기념호와 방정환의 어린이 해방 사상 조명」)에서 어린이날과 방정환의 어린이 해방 사상을 자세히 썼다. 《열린아동문학》은 여름호 ‘그리움나무!’에 방정환 선생을 소개하고 동동숲에 선생의 나무를 모실 계획이다.“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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