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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 봄이 저지르는 만행
진달래 /조영래 (디카시마니아)
봄은 파르티잔이다
이 산 저 산 골짜기
서로 고립되어 있어도
때가 되면 꽃불을 피워 올린다
이제는 걷잡을 수없이 붉게 내어 놓는 진달래 고집들을 막을 수 없다. 처음에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는가 싶더니 한 눈을 파는 사이에 봄의 거친 행렬이 우리 앞으로 달려들고 있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로, 봄을 피할 수 없게 되고 파르티잔의 승리를 예감하듯 우리들은 봄의 꽃밭에 승복할 수밖에 그냥 실실 웃는다. 코로나의 마스크도 소용없는 온 천지가 봄이다. 모두가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우러러 봄을 만끽하는 올해는 다소 다른 해보다 꽃망울이 큰 것 같다.
조영래 시인 <진달래> ‘이 산 저 산 골짜기 고립되어있어도/ 때가 되면 꽃불을 피워 올린다.//’ 꽃불처럼 핀 진달래의 모습을 보고 파르티잔이라고 표현한 조영래 시인은 마치 치열한 전투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용감한 유격대원들로 의인화시켰다.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은 시의 형식을 빌려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나 예술적인 미학으로 다듬어진 다카시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봄꽃에 취해버린 우리들에게 내밀한 상상력이 부여된 것처럼 다소 조금은 꽃 행렬에 비틀거릴지라도 즐거운 축제인 것이다.
만개된 봄꽃은 몇 십만의 확진자보다 몇 백만의 진달래 승리를 보면서 나쁜 일은 좋은 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활짝 핀 봄꽃들은 어제와 다른 또 새로운 하루를 안겨주며 삶의 행복을 절실하게 맞불로 놓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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