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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 꽃이 피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탁발 /김종순(디카시마니아)
마을 지나 외딴집
봉영이네도 들러보자
얼마든, 준다면 받고
아니면 바랑 덜어
슬그머니 두고 오게
지난 겨울 추웠던 걸 무작정 잊고 싶다고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연히 바라다본 늙은 고목에 활짝 핀 새순들이나 탐스럽게 피어버린 꽃들을 보는 순간 혹독했던 겨울은 이미 우리들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그냥 웃을 수밖에 없는 현실과 저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는 순간들이 소중할 뿐, 더 이상 부족한 언어의 한계를 탄식할 따름이다. 벌써 봄은 우리를 위해 스스로 꽃 잔치를 벌여 놓고 이미 즐길 준비를 다 해 놓은 상태이다.
김종순 시인 <탁발> ‘얼마든 준다면 받고’ ‘아니면 바랑 덜어 슬그머니 두고 오게’ 영상에서 보여주는 산수유는 귀한 벌까지 모셔놓고 한 장의 사진에 봄 향기를 내뿜고 있다.산과 들에서 내어 놓는 귀한 것들을 비롯해서, 따뜻한 햇살까지 품고 있는 봄!
얼마든 주면 받고 아니면 바랑 덜어 내어놓고’ 더 이상 무엇을 논한다 말인가? 곳곳에 핀 봄꽃들이 움츠렸던 우리 맘까지 풀어놓는다. 현재 만족하는 사람은 과거에 머물지 않는 것처럼 네 탓이 아닌 내 탓으로 여길 수 있는 숙연함까지 전하는 <탁발>에는 바랑 속에 든 내 것도 들어낼 수 있는 귀한 마음을 배울 수 있게 한다.
사면춘풍으로 누구에게나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봄을 맞이한 것이다.목련,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벚꽃, 다 외우지 못하는 봄의 천사들!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데 자고 나니 온천지가 꽃밭가운데 우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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