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었던 겨울도 어느덧 물러가고 봄을 재촉하는 3월 초순.
거류면 화당리 서대호 씨 조개밭에 지인 몇몇이 어울려 봄소풍 겸 바지락 캐러 간다는 문을 들은 구정애(고성읍) 씨. 남편 박원일 씨와 함께 무작정 동행에 나섰다. 코로나19로 그동안 잔뜩 움츠렸던 마음의 빗장도 풀고 시원한 바닷바람이나 실컷 쐬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는 심산에 벌써부터 마음은 소녀처럼 설렜다.
2년 전 부산서 귀촌한 정애 씨는 난생 처음 캐보는 바지락이라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호미, 장화, 그물망 등 장비(?)는 초호화품으로 장착했다.12시 반쯤 화당리에 도착했으나 물때가 맞지 않아 두세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렇다면 드라이브나 하자는 생각으로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화당리 일주도로를 달렸다.
열린 차창으로 들어오는 살짝 차가운 바람도, 그날 따라 유난히 푸른 바다도 너무나 감사한 자연의 아름다움이다.어느새 꽃망울을 터트린 매화의 화사한 자태와 향기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잠깐 발걸음을 세워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순간을 기록했다.봄 마중 나온 박원일·구정애 부부의 웃음 가득한 모습이 앞다퉈 꽃망울을 틔우는 매화와 닮았다.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바지락을 열심히 캤는데 휴대폰을 차에 두고 내려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고성은 가까이서, 그리고 자세히 보면 정말 좋은 곳이에요. 마음 따뜻하고 정겨운 이웃이 있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고성군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날만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