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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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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시장
김민지
고성문협 사무국장, 글향문우회 회원
새길 낼 때
뿌리까지 뽑자던 사람들
세월 지켰던 마음
고맙다던 사람들
간당간당 마음 졸였던 회화나무
직장안 사람들
사람들은 나를 온전히 보장해주는 최고의 직장을 원한다. 취직 준비를 하기 위해 대입고사를 치르듯 공부를 해야 하고 낙방으로 느끼는 녹녹하지 않은 사회생활의 첫 경험도 겪었을 것이다. 어떤 이는 그것이 싫어서 처음부터 창업으로 시작하지만 이것 역시 만만하지 않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간신히 들어간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가장들의 모습을 그린 김민지 <공룡시장> 디카시에서 간당간당 마음 졸였던 회화나무를 보면서 가족들 눈치, 본인의 불안한 위치를 안고 살아가는 40대, 50대 회사원들의 직장생활이 교차되어 드러나는 작품이다. 한창 일할 나이에 구조조정을 운운하며 다시 제2막을 준비해야 하는 일이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젊은 열정을 다 태우고 나니 껍질만 남은 나이와 함께 퇴출을 기다리는 불안한 삶만 길거리에 나 앉아있는 듯하다. 직장에서는 새로 등장하는 로봇으로 무인생산라인이 돌아가고 팔팔한 젊은 신입들이 취직해서 들어올 때면 본인도 모르게 어떤 제도 속, 비킬 날 수밖에 없는 회의감으로 축 늘어진 어깨와 불안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을 뿐이다. 회사를 위해 고생한 사람들이 받는 부당한 대우가 아닌 공로의 사람으로 나이를 무시하고 정년이 없는 바람직한 직장을 우리는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스로가 원하는 이직이나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자만이 본인이 정년을 정하는 이런 이상 사회를 꿈꾸며 AI 때문에 편안해졌다는 말들이 나왔으면 한다. 간신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회화나무처럼 조금 더 관심 깊게 돌아본다면 없애야 하는 변화보다 지켜야 하는 도리가 더 나을 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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