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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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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권재숙 / 고성문협·글향문우회
활짝 연,
저 화려한 입술
닫히는 순간
입술이 내뱉는 말들
세상의 눈으로 멀리서 보는 사물은 그저 아름답게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마주 하는 것은 생각과 달리 다르게 보이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다. 권재숙 시인의 <지옥> 디카시에서 ‘활짝 연, 화려한 입술이 닫히는 순간’의 짧은 언술에서는 긴 말을 아끼고 있다. 저 화려한 입술을 통해 얻는 달콤함과 굳게 닫히는 순간 침묵으로 천당과 지옥의 경계선이 입술에 매달려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저 입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과 진실된 말들이 오고 갔으며 그 믿음을 통해 마음을 치유받고 이 세상의 달콤함을 맛 본 경험들이 있는가 하면 굳게 닫혀 버린 입술에서는 냉랭한 기운들로 지옥보다 더한 나락 속으로 빠진 경험들이 있을 터이다. 우리가 화려한 입술을 기억하기보다 따뜻한 입술을 기억하고 싶은 것은 진심이 담긴 대화와 위로의 말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입술이 닫히는 차가운 침묵 속에서는 마음을 전할 수 없는 말들이 ‘멈춤’으로 인해 오해가 낳은 서로의 마음을 할퀴는 일들이 존재될 뿐이다. 곳곳 흩어진 말 중에는 카모플라주처럼 너무 가벼운 말들도 있어 사람들을 혼란케 한다. 그래서 적당한 무게가 실린 말들이 저 입술을 통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 영상의 꽃처럼 부드러움이 배어 있는 봉긋한 입술에서 숱한 말들이 총총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눈이 먼저 아름다움을 본다면 저 화려하게 보이는 입술에서는 따스함이 배인 격려의 말을 듣고 싶은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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