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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명 남짓 옹기종기 살고 있는 작은 조동골에 시끌벅적 잔치가 열렸다.
조동골 생긴 이래 처음으로 출향인과 고향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조동골 한마당 큰잔치를 련한 것.
직장과 생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150여명의 출향인들이 고향 마암면 도전리 조동골을 찾은 것은 지난 17일이다.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외지로 빠져나가고 연세 많은 부모와 어른들만 남겨진 조동골의 미래를 염려한 마을 주민들과 일부 출향인들이 모여 ‘조동골한마당큰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는 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국 각지의 조동골 출신들을 고향으로 초대했다.
이날 고향을 찾은 사람들은 어느새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허리가 굽은 꼬부랑 할머니로, 중년의 나이로 변해 찾아왔지만 마음만은 고향에 대한 진한 향수를 담고 있었다.
최차호씨(65·부산거주)는 ‘내 고향 조동’이라는 시를 지어 이날 행사에 보내왔다.
이 시속에는 갈곡 고개를 비롯, 뒷등, 배암등, 서지갓골, 호박새미 등 조동골의 지명이 그대로 담겨있어 초대된 출향인들은 오랫만에 고향의 지명을 듣고 추억에 잠기며 정감어린 이야기 꽃으로 하루해가 저무는 것을 아쉬워했다.
허이 옹(70·서울거주)은 “나이가 들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지는 것 같다”며 “늘 어머니 품속같은 내 고향 조동골을 한 번도 잊어 본 적이 없으며, 고향후배들이 이런 뜻깊은 행사를 준비해 초대해 준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허원태 위원장은 “모처럼 고향을 떠났던 분들을 한 자리에 모셔놓고 잔치를 열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출향인들이 자주 고향을 방문해 향수도 달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윷놀이, 노래자랑 등으로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편 ‘조동골한마당큰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회원들은 이번 행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매년 열어 출향인과 고향사람들의 끈끈한 정을 오랫동안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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