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하며 성장하는 청년들
지난봄 벚꽃 피는 계절 창단한 바람청년봉사단은 5월부터 봉사활동에 나섰다. 영생아파트 쉼터의 외벽과 출입문, 창문을 설치하고 페인트를 칠하는 보수작업이 첫 번째 활동이었다. 제66회 현충일을 앞두고는 6.25참전용사, 월남참전용사들의 가정을 방문해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9월 공룡엑스포를 앞두고는 행사장 주변 도로 환경정화활동을 했고,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시름 깊은 고성을 응원하려 군내 소방서와 보건소를 방문해 음료를 전달하고, 귀여운 아이들의 메시지를 영상으로 담아 전하기도 했다.
김명배 회장은 7월 폭우가 휩쓸고 간 회화면 수해현장 봉사활동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큰 비 때문에 고추밭이랑 식물원이 엉망이라는 거예요. 가서 보니 정말 절망적이었어요. 일손도 부족했고요. 어르신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울고 계셨어요. 지역의 피해를 보듬고 돕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정리를 얼추 끝내고 나니 어르신들이 제 손을 붙들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연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작은 힘이 힘든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걸 배웠습니다.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것을 봉사하면서 배우게 된 거죠.”
바람청년봉사단은 무너진 집을 바로 일으키고, 청소년들의 활동을 돕고, 소외된 이웃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연탄을 나르고, 장애인 가정의 청소와 정리를 도맡는다. 설명절을 앞두고는 전을 부치고, 과일과 떡,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을 전하고 전기배선과 전구를 교체하는 등 집을 수리하느라 바빴다. 바람청년봉사단의 활동에는 종종 이쌍자·김향숙·김원순 의원, 백수명 도의원 등등 지역을 이끄는 이들도 손길을 거들고 봉사단을 응원하는 힘이 돼준다.
이들의 봉사활동에 색깔과 프레임을 씌우는 불편한 시선도 있다. 하지만 바람청년봉사단은 정치적 목적을 가진 활동은 생각조차 한 적 없다. 개인이 지지하는 정당은 있을지 몰라도, 정치색으로 봉사단의 선한 활동이 묻히거나 변색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은 똑같다. 바람청년봉사단은 정치와 상관없는 순수한 봉사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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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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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며 사랑도 찾은 청년들
얼마 전 바람청년봉사단에 경사가 났다. 1호 부부가 탄생한 것이다. 최선호·한미영 씨 부부는 결혼 2개월 된 그야말로 ‘초초초 신혼부부’다.
최선호 씨는 김명배 회장의 권유로 바람청년봉사단에 가입했다. 지역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봉사활동에 참여할수록 유난히 반짝이는 회원이 있었다. 한미영 씨다. 오빠동생하고 지냈다. 봉사회차가 거듭될수록 최선호 씨의 눈에 미영씨가 자꾸만 들어왔다. 미영 씨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마음씨까지 세상에서 제일 착했다.
한미영 씨도 마음이 같았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유달리 듬직하고 믿음이 가는 남자가 최선호 씨였다.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해 볼 때마다 두근거리고 설렜다. 자상하기까지 해서 미영 씨가 힘들어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친절하게 알려주고 다독여주는 모습에 마음이 자꾸 요동을 쳤다.
사랑은 숨길 수 없다지 않은가. 최선호 씨는 한미영 씨에게 네가 좋다, 고백했다. 그리고 둘은 지난해 말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봉사하고 사랑도 이뤘다!
“봉사도 하고 연애도 하고 결혼까지 성공했습니다. 고성에 거주하는 청년 여러분~봉사도 하고 이웃도 돕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도 만날 수 있는 바람청년봉사단과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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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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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변화를 이끄는 고성 청년들
설을 쇠고 나면 바람청년봉사단은 또다시 바빠진다. 2월에는 아동청소년보호센터 간식나눔봉사, 3월에는 헌혈봉사가 예정돼있다. 4월에는 봉사단이 돌을 맞으니 1주년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후에도 청년들이 할 수 있는 봉사가 무엇이 있을지, 무엇을 해서 고성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청년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일지 바람청년봉사단은 머리를 맞대고 의논 중이다.
사실 하고싶은 말들도 많다. 청년들의 모임이다 보니 취업, 일자리는 물론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하고 싶은 말들이 있으면 보내달라 하니 우수수 쏟아진다.
고성군을 상징하는 하나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일자리 창출과 효율적 예산활용을 당부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다이노스타 사업은 기업에게는 득이 될지 몰라도 정규직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는 희망고문, 젊음을 돈 주고 살 수 없다면서 왜 청년은 싸게 사려고 하느냐는 따끔한 지적도 있다. 군내 청년정책들이 다양화되지만 그 세부기준이나 혜택은 도시와 다를 바 없어 실효성이 낮을 수밖에 없으니 군내 청년들의 니즈를 파악해 참여율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고성군만의 특별한 정책이 개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귀향한 어느 회원은 고성이 굉장히 살맛나고 좋은 동네라며, 고성이 휴식처가 되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런가 하면 공무원들도 각 과마다 1명씩 가입해달라거나 힘 좀 쓰는 남성회원을 환영한다는 이도 있고, 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내가 먼저 나서서 해보자고 응원하는 이도 있고, 월평리에 사는 34살 여자회원은 신랑감을 구하는데 연하도 환영한단다. 재기발랄하면서도 묵직한 의견도 낼 줄 아는 이들이 바로 바람청년봉사단이다.
“아직 부족하고 서툴지만 아들, 조카, 손자 같이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청년들이 촌을 떠난다지만 아직 고성에는 젊은 청년들이 많고, 우리는 많은 것을 하고 싶습니다. 청년들의 선한 영향력은 고성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이 지치고 힘들지만 웃음과 희망을 잃지 말고 조금만 더 버텨내면 곧 끝날 겁니다. 모두 힘내십시오. 그리고 우리 바람청년봉사단과 함께해주십시오. 저희가 고성군민의 행복나눔천사가 되겠습니다. 청년들의 바람이 고성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오늘도 청년의 열정으로 뛰겠습니다.”
(바람청년봉사단 가입을 원하는 청년은 김명배 회장 010-8842-7939로 연락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