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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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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섬진강 벚꽃
최영욱 시인
박경리문학관 관장/경남 하동 출생
작년 물난리에
얼마나 힘들었냐고
얼마나 괴로웠느냐고
섬진강 물어깨를
토탁이며 피는 저 환한 위로
위로는 사람을 다시 세우는 힘
물은 사람들에게 생명수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물의 거대함은 불보다 더 큰 재앙으로 돌변할 수 있는 무서운 존재이다. 섬진강에 범람하는 물난리가 지나가고 하동 주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듯 섬진강 주변에 벚꽃이 환하게 피어 그때의 기억을 잊게 하고 새로운 장막을 열게 했나 보다 최영욱 시인 <섬진강 벚꽃> ‘섬진강 물 어깨를 토닥이며 피는 저 환한 위로’에서 심장이 멎는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지나가고 난 뒤 환하게 핀 벚꽃은 ‘모든 것은 지나갈 뿐’ 잊어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우리들은 살면서 힘든 시간을 만나게 될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보지만 비가 오고 나면 나타나는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어느 순간 그 고통의 힘든 시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나가버린다. 섬진강에 물난리가 지나갔음에도 봄에 화사한 벚꽃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그저 환하게 웃으며 나타난다. 어떤 생각도 거둘 시간조차 잊게 하며 간드러지게 핀 벚꽃은 우리들에게 위안과 미래와 희망을 던지고 있다. 그저 바라보고 ‘그래! 이런 날도 있구나’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충실할 뿐 이 또한 지나가는 시간 역에서 우리는 범람하는 물도 잠시 잊기로 하고 온몸으로 핀 저 벚나무가 주는 환한 미소는 접혀있는 하루를 소중하게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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