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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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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스
류연미(디카시마니아)
뒤안길에 그려지는
살아 있는 그림들
난 조금 희미해져도 괜찮아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다
조화로운 세상에는 큰 그림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에서 물끄러미 지켜봐 주는 사람들이 있어 순조롭게 세상은 흘러가는 것 같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가수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있는 시간은 잠깐이지만 몇 시간 전부터 무대 준비를 위한 카메라 감독과 피디님, 조연출, 코디네이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매니저 등 여러 각도의 사람들은 분주하다. 하지만 하나도 무대 위에 오르는 법이 없는 것처럼 오로지 가수만이 카메라에 담긴다. 그들이 함께 만들어 낸 최고의 영웅을 탄생시키는 순간들이다. 류연미 시인의 <에스키스> 작품에서 ‘뒤안길에 그려지는 살아있는 그림들’이라고 한다. 모두가 화면에 비치지 않아도 뒤안길에서 바쁜 그들이 있기에 무대 앞에 선 모습이 더 선명하게 빛난다. 에스키스는 완성할 그림이나 설계를 위한 예비 그림을 말하며 대충 그려내는 시각화한 것으로 섬네일(thumbnail)이라고도 한다.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일로써 우리도 때로는 에스키스가 되기도 하여 화면에서 주인공처럼 빛날 수는 없지만 주인공을 빛낼 조연으로 역할을 할 때가 더러 있다. 어느 모습이 아름답게 비칠지는 모르지만 에스키스의 역할이나 선명하게 떠오르는 무대 위 조명이 비치는 자리 나 모두가 함께 있기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그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우리라서 더욱 빛나 보이지 않을까?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에스키스가 되기를 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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