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비밀 하나』의 행복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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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배 선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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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배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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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배 동화책(행복한 비밀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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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인, 작가들이 작품을 쓰면서 고난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을 썼을 때는 세상의 어느 기쁨보다 큰 기쁨을 얻는다. 그리고 자기가 쓴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게 되면 기쁨을 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시인, 작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아도 교과서는 한정되어 있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런데, 일생에 한 편이 교과서에 실려도 영광인데 무려 아홉 편이나 실린 동화작가가 있다. 박성배 선생이다. 박성배 선생은 1946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목포로 이사, 유달중학교와 문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교육대학을 졸업하고 2009년 서울 노원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했다. 1969년 한국일보사가 발행하던 《횃불》지에 동화 「마귀를 이긴 선희」가 박홍근 선생에 의해 추천됐고, 197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선아만의 비밀」이 당선되어 단편동화집 17권, 장편동화집 13권, 소년소설집 5권, 동시집 4권 외에도 여러 권의 글짓기지도서와 위인전, 그림책, 극본, 방송대본집을 펴냈다. 이 중에서 2011년 푸른책들에서 펴낸 『행복한 비밀 하나』에는 아홉 편의 동화가 실려있는데, 이 아홉 편은 1990년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달밤에 탄 스케이트」와 1996년 3학년 1학기 읽기 교과서에 실린 「난초의 소망」, 3학년 2학기 읽기 교과서에 실린 「아기햇살이 피운 꽃」, 3학년 2학기 말하기‧듣기 교과서에 실린 「아기참새 짹짹이」, 2000년 2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새싹의 전화」, 2001년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가을까지 산 꼬마 눈사람」,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꽃신의 꿈」, 「행복한 비밀 하나」, 2002년 5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린 「고추잠자리 꿈쟁이의 흔적」이다. 이 책을 내면서 웹 잡지 《동화읽는 가족》에 인터뷰 기사를 실었는데, 선생은 ‘어린이를 진실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이나 최소한 어린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동화작가가 될 수도 없거니와 되어서도 안 된다’던가 ‘동화는 고향을 떠나 살던 사람이 고향에 들어서는 것처럼 동심이라는 고향에 들어서게 한다. 그럴 때의 행복감과 아늑함, 가슴 벅찬 감동을 주는 것이 동화를 읽는 재미다. 어머니는 어머니이듯 동화가 주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는 언제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동화를 써 볼 생각이다.’고 했는데 그 꿈을 완성하지 못하고 지난 10월 7일 우리 곁을 떠났다. 전날까지 테니스를 즐기던 건강한 선생이 심정지로 의식을 잃은 후 영영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아이디 ‘판타지 깃발’을 쓰면서 童話를 童畫로 풀이하던 선생은 《열린아동문학》 2018년 겨울호(통권79호) ‘내 작품의 고향’ 코너에서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선아만의 비밀」 심사평 중에서 김요섭, 이제하 선생이 말한 ‘동화는 순수하게 환상에서 시작되고 환상에서 끝난다’라는 문장을 소환하면서 ‘이 하나의 문장이 나를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동화를 쓰는 나를 사로잡고 있을 것이다. 바로 내가 거기에 사로잡히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화가 소설이나 이야기처럼 스토리 중심으로 인간의 단편을 예리하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한 폭의 그림’이라면서 ‘결국 나의 동화 쓰는 일은 현실을 해석하는 언어를 만드는 일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언어는 치유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결국 내가 동화를 창작하는 일은 현실을 찬찬히 살피고 판타지라는 언어로 번역하는 일’이라고 했다. 김요섭‧이영희 선생 이후 집요하게 판타지 동화를 추구해 왔던 박성배 선생, 전도사의 아들로 태어나 ‘꽃동산교회’ 장로로 이 세상을 끝낸 박성배 선생은 이제 동시동화나무의 숲 ‘구슬하늘 수국원’ 들머리 맥문동 밭둑에 한 그루 소나무로 우뚝 서서 예의 ‘판타지 깃발’을 영원히 흔들고 계실 것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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