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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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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이상옥(디카시연구소대표)
밤마다 둘은
동그랗게 빛난다
시인의 언술에서 빚어낸 달을 찾아
어미와 자식의 관계, 부부관계, 사제 계, 형제관계 등 특별한 이름을 붙여보고 싶어도 어떤 말로도 닿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히는 일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현저히 많다는 것을 이 디카시 한편에서 느낄 수 있다. 이상옥 시인 <달> 디카시에서 어미가 자식을 따뜻하게 안고 있는 모습을 시인은 ‘달’이라는 단어로 묶어둔다. ‘밤마다 둘은 동그랗게 빛난다’ 밤을 밝혀주는 달, 부드러운 곡선, 감미로운 분위기 이런 것들이 달빛이 아닐까? 어미가 새끼를 품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저 평화로움은 세상 어디에도 견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동그랗게 빛난다’라는 표현에서 어미와 자식이 어우러져 빚어낸 동그라미 속에는 모든 것을 채울 수 있는 여유까지 보인다. 어미의 속성은 자식을 평생 내려놓지 못하고 자식의 등만 보아도 가슴이 철렁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품고 있을 때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달빛에 빛나는 저 둥근 모습은 세상 가장 행복한 모습이다. 자식이 성장하여 떠나간 빈자리를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 한다.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어머니들에게 주어진 말이다. 언젠가 자식들은 부모의 곁을 떠날 것이다. 떠나가는 자식들은 ‘독립’이라고들 하지만 남은 부모님들의 허전함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만큼 우울하다고 한다.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 마음을 알 수 있듯 독립이라는 장대한 거사를 치르는 자식들은 부모님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줬으면 한다. 늘 걱정하는 잔소리는 품고 있었던 둥근 원 속 자식을 기억하기 때문이고 평생 놓지 못하는 마음은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달빛 같은 마음,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자식에 대한 어미의 본능적인 사랑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