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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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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에서
김윤영(디카시마니아)
숨 한번 크게 쉬려 기지개를 켰을 때
나는 지나간 세월이 되었다
공통분모의 시간은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30대는 30의 속도를 지니고 50대는 50의 속도로 세월을 산다고 하셨다. 그 말씀 이제 사 뭔지 어렴풋이 알듯 하다. 우리 발목에 감고 있는 시간과 세월은 자신의 나이에 비례해서 지나간다는 말이다. 한참을 지나 무심코 돌아보면 희끗희끗 세어진 귀밑 흰머리에는 나날이 젖은 나이를 얹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수능을 보는 고3들은 이 시간이 얼마나 더딜까? 마음 같아서는 일 년을 훌쩍 뛰어 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에 거울을 들여 다 보고 아버지를 닮은 2:8 머리도 해보고 왁스도 발라보는 나름의 멋을 내어보지만 어쩐지 촌스러운 얼굴이다. 나이에 맞지 않는 멋을 내면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기 때문이다. 뭘 입어도 예쁠 나이, 뭘 해도 멋있을 청춘이기에 그 시절이 황금기란 뜻이다. 순간이 힘들고 미래가 불확실한 시간이 초조할 뿐 정답이 없는 인생을 그들이 알 리가 없지 않은가. 그 좋은 나이가 언제 지나갈 줄을 모르는 것처럼……. 김윤영시인 디카시<길목에서> ‘숨 한번 크게 쉬려 기지개를 켰을 때 /나는 지나간 세월이 되었다’ 무참하게 지나간 세월을 탓하면서 이미 늙어진 모습을 보게 된 아쉬움을 말하고 있다. 지나간 회한은 되돌릴 수 없지만 경험이라는 큰 무기를 손에 쥐여주는 것이 세월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이 시간을 우리들은 어떻게 잘 배분하며 잘라 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나간 시간에 매달리는 어리석음보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두 배로 세 배로 활용한다면 이미 지나간 시간보다 곱절로 값진 삶을 살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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