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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는 건강한 신선함, 로컬푸드 12] “혼자 잘사는 것보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아름답잖아요”

“제 반쪽을 빨리 만나 즐겁게 농사짓고 싶어요”
고아원 출신 청년들에게 일자리 제공, 홀로서기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12일
[글 싣는 순서]
①고성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고성농산물, 로컬푸드
②무포장 친환경 실천매장으로, 진주여성농업인센터
③자연을 차려내는 종부의 밥상, 김소정의 자연밥상
④보리향 머금은 구수한 토종보리된장
⑤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정직하게 재배하는 버섯, 황금버섯농장
⑥숲이 주는 명이나물 청정푸드, 약샘골 누리농원
⑦정성과 열정이 키운 깊은 풍미, 영서농장 표고버섯
⑧저탄소농법으로 전국 소비자 입맛 사로잡는 꿀고구마, 백선생고구마농원
⑨전통을 담은 정씨 종가 장맛, 콩이랑농원
⑩좋은 땅과 맑은 물이 키운 보랏빛 보석, 산들블루베리
⑪한약재로 정성담아 키워내는 오색곡식, 황금농원
⑫젊은 농부의 태양 같은 열정으로 키운 인디언감자, 해오름농장

↑↑ 마암면 소재 해오름농장 이인석(가운데) 대표가 잠시 일손을 멈추고 어머니 김숙녀 씨와 아버지 이재기 씨와 함께 차요테 넝쿨 앞에 섰다. 다소 쌀쌀한 가을날씨지만 맑은 가을햇살이 눈부시다.
ⓒ 고성신문
# 태양같은 열정으로 키운 인디언감자, 아피오스
고성군공식밴드 회원이라면 언제부터인가 하루도 빠짐없이 올라오는 ‘날씨’를 기억할 것이다. 밴드에서 ‘날씨’ 하면 ‘해오름농장 이인석-아피오스(인디언감자)’ 님이 곧바로 연상된다. 그만큼 꾸준히 올리다보니 너무나 익숙해져 있고 친근해져 있다.
가을인가 싶더니 굵은 빗줄기가 내린 다음날 스산한 바람과 함께 마암면 옥천로 501 해오름농장을 방문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위안삼으며 찾아간 해오름농장은 마암면 석마리를 조금 지나 옥천사 가는 길목 초입에 자리잡고 있었다.
아피오스를 직접 재배하는 농장은 처음이라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마음이 설레었다.
기자를 맞이하는 농부에게 인사를 건네며 “사장님이세요?”라고 물으니 “아닙니다. 저는 아버지예요”라는 답이돌아온다.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뒤따라 나오던 한 청년이 “제가 해오름농장 대표 이인석입니다”라며 본인 소개를 하는 순간 젊어도 너무 젊은 청년이라 잠깐 당황스러웠다.
청년 농부가 태양같은 열정으로 아피오스를 재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인석 대표는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어머니 김숙녀 씨의 권유로 귀농을 결심했다.
김숙녀 씨는 “우리애는 무슨일이든 한 번 맡겨놓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성미예요. 무엇보다 올곧고 정직한 성격이라 꾸준히 농사를 지으면 직장인으로서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10년 후에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귀농을 권유했죠”라며 지금의 해오름농장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이인석 대표는 부산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과 관련된 야간수업 들으며 농사 기술과 정보를 습득했다.
2017년 지금의 해오름농장 주변 농지를 구입해 본격 귀농했다.
귀농 첫 해 이인석 대표는 아버지 이재기 씨, 어머니와 함께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1천여 평의 농지에 마늘, 양파, 생강, 배추, 무, 아로니아, 미니사과, 아피오스, 차요테, 쪽파, 시금치, 상추, 비트, 콩, 참깨, 당귀 등등 무려 50여가지의 농작물을 재배했다. 갖가지 농작물을 심어보고 수확해봄으로써 농사의 기본 감각도 익히고 주 작물을 선택하기 위한 일종의 시험무대인 셈이었다.
이론상으론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었지만 초보농부들로서는 직접 땅과 부딪쳐보는 것도 큰 공부라 여겼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아피오스를 주 작물로 해 보자는 의견을 냈다. 아피오스는 현재 고성에서는 낯선 작물이고, 대량재배하는 농가가 없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듬해부터 셋은 힘을 모아 본격 아피오스 재배에 돌입했다.
인디언감자로 불리는 아피오스는 이른 봄경운작업을 시작으로 퇴비로 땅심을 돋우고 두둑 작업, 비닐 또는 볏집으로 피복작업을 해야한다. 넝쿨식물이라 반드시 지주대를 세워야하는 등 일손이 많이 가지만 가족이 함께 힘을 모으니 고된 농사도 오히려 즐겁다.
아버지 이재기 씨는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린것 같애요. 농사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끝이 없겠지만 반대로 보람을 느끼면 엄청난 기쁨과 행복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제 우리는 애는 농사가 평생직장이 되었으니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그 속에 보람과 성취감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어요. 지난 5년간 시행착도 있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농사를 지었으니 앞으로도 잘 헤쳐 나갈거라 믿어요.”
곁에서 어머니가 한마디 거든다.
“우리애가 아직 결혼을 안했어요. 빨리 좋은 배필을 만나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사는 걸 보면 얼마나 좋겠어요.”
아직 젊은 청년인데 결혼할 나이가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마흔둘이란다.
마흔둘이라기엔 너무 동안이라 또 한 번 당황스러웠다. 속으로 아피오스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 생각했다.
이인석 대표에게 이 기회에 공개구혼해 보라니 “농촌에 와서 살 수 있는 착한 아가씨면 된다”면서 살짝 수줍어한다.

↑↑ 서리를 맞은 아피오스 넝쿨이 단풍이 든다. 12월 중순께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 고성신문
# 앞으로의 과제
이인석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어 농부의 일기를 꼼꼼히 적어나간다. 그는 하루하루를 기록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나은 농법을 연구하고 개선하는데 노력한다.
판로는 고성축협 로컬푸드와 파머스마켓 로컬푸드, 공룡나라쇼핑몰, 개인SNS 등이다.
지금은 많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조만간 가공공장이 완성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피오스뿐만 아니라 차요테 등 주요작물이 지금은 생으로 또는 건조 제품만 판매가능하지만 가공공장이 완성되면 장아찌를 비롯해 각종 식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앞으로의 플랜은 가공공장을 설립해 고아원에서 자립해야 할 시기인 18세 이상의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으로서의 발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혼자 잘사는 것보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이 훨씬 가치있고 아름답잖아요.”

# 아피오스의 효능
아피오스는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식품이다. 인디언들의 주식으로 이용돼 인디언감자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인삼 향이 나는 아피오스는 사포닌이 다량함유돼 있어 건강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포닌과 무기질 성분들이 혈액순에 도움을 주며 신진대사를 원활히 체내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외부의 바이러스와 세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큰 효과가 있어 요즘같은 코로나19시대에 각광받고 있다.
아피오스에 함유돼 있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칼슘, 철분의 함량은 일반 감자보다 월등히 높다. 아피오스에 함유돼 있는 풍부한 영양성분들이 우리 몸에 에너지 생성을 도와 피로를 풀어주며, 기력을 회복하는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혈관건강, 장건강, 항암효과, 빈혈개선, 뼈건강, 항염작용 효과가 있다.
다만 아피오스는 솔라닌이라는 독성이 있어 생으로 먹으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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