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야의 왕이 2천 년의 시간을 넘어 그가 잠든 송학동고분군에 행차했다. (사)국가무형문화재 고성농요보존회(회장 이도생)는 지난 23일 고성읍 송학동고분군 잔디광장에서 ‘소가야 왕 행차시다 코로나 물렀거라’라는 제목의 코로나19 퇴치 기원 고성농요 특별 기획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역병과 슬픔, 악귀를 춤으로 풀어내 물리치는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기획공연은 두 명의 장수가 말을 타고 소가야 왕과 왕비의 어가행렬을 호위하며 시작됐다. 어가행렬은 송학동고분군에서 출발해 잔디광장을 한 바퀴 돌며 2천 년 전 고성을 도읍으로 세력을 뻗었던 소가야의 찬란한 역사를 되짚었다. 남해안별신굿보존회는 신을 청해 모시고 문을 지키는 수문장의 허락을 받아 대문을 통과해 굿하는 제청으로 모시는 넋맞이굿, 액운과 살을 풀어 없애는 살풀이춤으로 코로나19의 종식을 기원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기도 한 처용무는 음력 섣달그믐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며 복을 구하는 무대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통문화예술을 직접 참여하고 체험해 청소년들이 우리 문화를 발전하고 계승하며 국악에 대한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별가락국악연구소는 사자탈을 쓰고 사악한 것을 물리치고 잡귀를 쫓는 사자춤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성농요보존회가 준비한 코로나 타작판도 벌어졌다. 고성농요보존회는 어가행렬에서 입장한 코로나 종식 기원 깃발들을 모두 떼어내 바닥에 놓고 도리깨로 두드리며 코로나19가 빨리 물러가 모든 군민 나아가 세계인이 코로나 이전의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염원했다. 마지막 무대는 최점이 회장과 김원균 상쇠가 이끄는 소가야풍물단이 판굿을 벌이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군민 모두의 활기찬 생활을 기원했다. 이도생 회장은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는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어렵고 일상마저도 고통 겪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저력이 있다. 송학동고분군에서 찬란했던 소가야 왕 어가행렬과 코로나 퇴치를 기원하는 문화유산 공연을 통해 군민이 다소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응원과 격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