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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341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29일
ⓒ 고성신문
곡예사의 첫사랑
이재철(디카시마니아)

흰 분칠 대신

붉은 옷 휘두르고

늘에서 하강하는

선녀의 환생


시간의 추이를 찾아서
가을들판 노란 성숙은 어느 시골집을 막론하고 마루 한 모퉁이에 누렇게 익은 호박 몇 개씩은 쌓아 놓는 사진 같은 풍경이 가을 하면 떠오르는 표정이지 않을까?
단단하고 풍성한 가을 뒤켠에 놓여있는 이재철 시인 <곡예사의 첫사랑> 디카시는 마치 하늘에서 하강하는 단풍잎이 분칠 한 광대를 표현하고 있다.
어느 가수가 불렀던 곡예사의 첫사랑 노랫말을 빌리자면 “줄을 타면 행복했지, 춤을 추면 신이 났지, 손풍금을 울리면서 사랑노래 불렀었지....”
마치 줄을 타는 광대의 붉게 분칠 한 얼굴에서 선명한 가을 하늘이 보인다.
가을은 광대처럼 분칠하고 때로는 외줄을 타는 거미처럼 낙엽을 쓸고 다니는 바람이었다가는 쓸쓸히 자리를 비워가는 공허한 시간들을 내놓는다.
그러한 가운데 우리도 가을걷이로 마음이 분주하다.
동동 구르는 발걸음이 자꾸 헛 발짓을 하면서 숫자에 불과했던 나이를 먼저 데리고 오기 때문이다. 분명 무엇인가를 위해 달려왔던 날들이지만 뚜렷이 기억나는 것이 없는 희미한 회색빛이다.
광대처럼 줄을 타면서 행복했던 일보다 춤을 추며 신이 났던 일보다 아쉬웠던 날들이 더 많았기에 이제 슬슬 꼬리를 감추는 이 계절이 무심할 따름이다. 외줄 타면서 위태롭게 공중에 매달린 광대처럼 살아가고 있는 줄도 모르는 우리들이 하강하는 단풍잎에 안타까움을 보내지만 저 모습들이 우리 삶의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은 가벼워진 우리 마음 탓인지, 비워야 하는 계절 탓인지 알 수 없지만 어느 틈에서 불어오는 가을 향기에 눈이 멈추어버리는 지금처럼 캔버스에 그리고 싶은 가을을 조심스럽게 들여다 본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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