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서류 1톤 트럭 분량 “공무원만 죽어난다”
행정사무조사특위 14일까지 서류 제출 요구
코로나19, 공룡엑스포, 본연 업무까지 공무원 삼중고
행정 의회 정쟁에 피해는 결국 군민 몫 지적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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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청 공무원들이 의회가 요구한 수의계약 관련 서류들을 트럭에 싣고 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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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과 고성군의회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수의계약 관련 서류 제출로 애꿎은 공무원들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양새다. 고성군과 고성군의회는 동물종합복지센터 건립, 함께키움수당 및 꿈키움바우처 확대, 백신우수마을 인센티브 사업, 고성군 공모사업 관리 조례안 등을 놓고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고성군의회는 지난 5일 제267회 임시회를 원포인트로 개최, 개원 이후 처음으로 고성군의 수의계약 관련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내년 2월 28일까지 운영되는 행정사무특위는 2017년 1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고성군 수의계약 전반에 대한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부실공사, 수의계약의 문제점 등을 확인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특위는 현장의정을 겸해 수의계약 관련 현장에서 장비와 전문인력을 동원해 부실과 불법 등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백두현 군수는 지난 12일 간부회의를 통해 “무엇이 잘못된 건지 의회에서 특위를 구성해 조사를 시작하니까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면서 의회에 “의혹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적 증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는 구성 다음날인 지난 6일 고성군 전 부서와 보건소, 사업소에 조사 대상 기간 중 특허수의계약 서류, 선정된 공모사업 중 수의계약 관련 서류 등 13개 항목에 대한 자료를 14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고성군은 14일 오후 1시 30분경 4년 9개월에 걸친 모든 수의계약 관련 서류들을 의회 특위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모인 서류들은 1톤 트럭에 빈틈없이 가득 실릴 정도로 방대한 양이었다. 행정사무조사특위가 요구한 기한을 맞추기 위해 고성군 공무원들은 야근은 물론 주말을 반납해야 했다. 담당업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방역,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공룡엑스포 현장지원에 수의계약 서류 제출까지 겹치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군수와 의회의 정치적 갈등에 공무원들만 죽어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군수와 의회의 정쟁에 애꿎은 공무원들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공무원들이 힘들어지면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군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관련 서류 제출에 대해 고성군공무원노동조합도 유감을 밝혔다. 서류 제출 현장에서 곽쾌영 고성군공노조 지부장은 “지금 고성군에는 정치가 없고 오로지 정쟁만 있다”면서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고 난 후 공무원이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행정업무의 기본인데 군수와 의회는 정쟁에 몰두하면서 정치적으로 해결도 되지 않는 일까지 공무원에게 전가시키고 공무원들은 중간에 끼어 상대방의 화풀이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지부장은 “군수와 집행부는 의회가 괜한 트집을 잡는다며 추진하라고 밀어붙이고, 의회는 군수의 인기영합성 정책에 들러리가 될 수 없다며 예산이나 의회 승인 절차가 있는 사업에 제동을 건다”면서 “군수와 의회는 입버릇처럼 말하는 고성군 발전과 군민을 위한 행정이 이런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류 제출 과정을 지켜본 한 군민은 “지금 행정과 의회의 행태를 보면 군민보다 당리당략이 훨씬 우선”이라면서 “군수나 의회 모두 늘 군민만 바라보고 군민만 생각하겠다면서 지금 고성은 군민은 나몰라라 하고 행정과 의회의 힘 겨루기만 하는 꼴이니 공무원들도 힘들겠지만 군민들은 고성군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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