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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338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08일
ⓒ 고성신문
고등어구이
김옥종 시인
전남 신안 출생

여보게,
내 연인의 굽은 등을 젓가락으로 보듬었더니
바다는 냉골이었으나 물 밑은 얼마나 뜨거웠던지

화상을 입고 말았다네


우리가 걸어왔던 길에서
고등어, 멸치, 삼치, 고래, 동물을 포함해 우리 인간들도 삶 앞에서는 한시도 편안하게 살았던 기억보다는 치열한 생의 외줄 위에 놓여 살고 있다.
바다 밑을 헤엄쳤던 고기들은 그들의 길을 찾아다녔을 것이고 우리들은 각자의 길을 찾느라 헤매고 다녔을 고된 하루가 수북이 놓여있었던 지난날. 얼마나 뜨거웠던가?
그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김옥종 시인 <고등어구이> 디카시는 고등어의 입장을 통해 우리의 삶을 엿보게 되고 이중적 언어의 진술 속에 시가 가지는 다양성 의미를 내포한 발상 자체가 새롭다.
‘바다는 냉골이었으나 물 밑은 얼마나 뜨거웠는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아닐까?
겉으론 태연한 척 하지만 사회 전반의 속력을 따라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생활이다.
아침부터 인파 속으로 뛰어다니는 출근길, 점심시간 우르르 식당을 찾는 사람들, 늦은 시간, 야간작업으로 서류뭉치를 들고 다니는 그들의 바다는 냉골이지만 살기 위해 몸부림칠 때마다 더운 열기는 온몸으로 퍼져 본인도 모르게 화상을 입고 쓰러지는 밤을 맞는 우리의 일상이다.
잘 차려진 밥상 위에 노릇하게 하루를 태운 고등어에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온몸이 뜨겁도록 치열하게 살아냈던 하루가 최선이었다면 노릇노릇 잘 익은 자신의 자화상을 볼 때 두근거리는 젓가락질과 따뜻한 고봉밥으로 맛있는 저녁을 맞이하는 것처럼 더 이상 바다로 돌아갈 필요가 없는 저 자세, 저 기세, 승리의 문을 열고 나온 모습이 아닐까?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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