⑫젊은 농부의 태양 같은 열정으로 키운 인디언감자, 해오름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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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태군 대표와 부인 조순선 씨가 애써 키운 느타리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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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극복 동참, 애써 키운 느타리버섯 싼 가격에 출하
“코로나19가 앗아간 일상을 하루빨리 되돌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미약하나마 제가 재배한 느타리버섯을 저렴한 가격으로 출하하고 있습니다.”
거류면 용산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 황금버섯농장 석태군 대표.
그는 “느타리버섯을 포함한 모든 식용 버섯이 몸에 좋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며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고성군민들의 건강을 위해 축협 로컬푸드매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느타리버섯은 체내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어 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암세포 등에 대한 생체방어 작용을 촉진하는 면역조절 기능,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 유발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항혈전 작용 및 혈당 강화작용 등에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며 “특히 대장 내에서 콜레스테롤 등 지방의 흡수를 방해하여 비만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이유로 석태군 대표는 고성축협 로컬푸드매장을 통해 저렴하게 출하해 많은 고성군민이 쉽게 버섯을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물론 고성에서만 저렴하게 판매할 뿐이지 주 판매처인 부산에는 언제나 제 값을 받고 있다.
“농사짓는 사람은 자존심을 지켜야 합니다. 애써 지은 농산물을 싼 값에 넘기느니 폐기 처분하는 게 낫습니다. 공급이 많다고 싼값에 넘기면 다음에 가격 회복하기가 힘들어요.”
석태군 대표는 거제에서 조선소에 근무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을 준비했다.
그는 귀농 준비기간 중 버섯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했다.
경북, 강원도 등 버섯재배농장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교육도 받고 버섯농가의 노하우를 배우기도 하면서 종균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이만하면 준비는 됐겠다 싶어 2019년 거류면 용산으로 귀농했다.
# 귀농 3년, 이제부터…
석태군 대표와 부인 조순선 씨는 오랫동안 준비하고 꿈꿔왔던 귀농이라 정말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농사지으며 귀농인으로 새로운 인생 설계를 시작했다.
귀농정책자금을 받아 버섯재배사와 토지를 구입해 느타리버섯을 본격적으로 재배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론과 달랐다.
초기에는 재배기술 부족, 인허가 문제 등 난관에 부딪혔다.
행정구역으로는 거류면 용산리이지만 고성바닥들 한 가운데 버섯재배농장을 짓다보니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바닥들의 바람은 버섯 종균을 건조하게 만들어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하게 하고, 한 번씩 불어대는 태풍은 농장 지붕을 앗아가고 지붕 수리비로 생각지 않은 돈이 들어가고,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귀농인들 사이에 ‘3년이 고비’라고들 하는데 1~2년사이 부부가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상실감과 좌절감이 컸다. 의지와 용기만으로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주저앉을 수가 없었다. 들어간 돈도 돈이지만 부부가 함께 귀농을 준비하면서 설렜던 순간들과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다시 일어서야 했다. 바람이 많으면 그 바람을 활용하면 될 뿐이었다. 그동안의 재배 이론을 뒤로 하고 용산의 풍토와 기후에 맞는 방식으로 버섯재배 연구를 거듭했다.
부부만의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
귀농 3년차, 올해부터 버섯의 수확량이 늘기 시작했다.
아직은 만족스러운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들었던 지난 2년간에 비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차츰 더 나아질테니.
과묵하고 성실하기만 한 남편 석태군 대표를 대신해 부인 조순선 씨가 황금버섯농원의 느타리버섯을 홍보한다.
“우리 버섯은 자연 바람과 온도, 습도, 환기, 물과 양심만으로 키우는 무농약 친환경 버섯이에요. 군민 여러분 저희 버섯 많이 드시고 코로나19 무사히 넘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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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처럼 찾아온 ‘타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조순선 씨.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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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타리버섯 재배, 고성서는 유일
선구자는 언제나 외로운 법이다.
현재 고성에서 느타리버섯재배 농가는 황금버섯농장이 유일하다.
“예전에는 고성에 느타리버섯재배농가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저희가 유일해요. 그렇다보니 정보를 교류할 데도 없고 오로지 우리 손으로 직접 부딪히면서 하나하나 기술을 습득하고 환경에 맞춰서 재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부부는 늘 함께 일하고 함께 연구한다. 조그마한 것도 버섯에 관한 일이라면 세심히 관찰하고 공유한다. 둘은 든든한 동반자이자 호흡이 척척 잘맞는 직장동료다.
버섯 농사는 말이 쉽지 노동력이 많이 들고 재배 경영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매출 대비 수익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버섯 수확 후 손질하고 유통하는 데 이틀을 넘기면 안 되기 때문에 쉴 시간이 별로 없다. 하루에 두어시간밖에 자지 못하는 날도 많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난방을, 여름에는 냉방을 해야 한다. 습도 조절도 중요하기 때문에 환기도 신경 써야 한다. 온도는 15~16℃ 습도는 80% 정도가 적합하다.
버섯 종균을 주입 후 한 달 정도 배양을 하면 두 달 동안 수확을 할 수 있는데 보통 한 균상에서 4~5번 수확이 가능하다.
둘은 함께 종균 접종 배양을 하고 한달 보름 후 1주일 가량 수확을 하고 열흘 정도 휴양하기를 4~5회 정도 반복한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일꾼을 대지 않고 오롯이 둘이서만 감당해 낸다.
아참, 둘이 아니라 지금은 셋이다. 1년 전 쯤 용산리 들판 외딴 농장에 난데없는 손님이 찾아와 눌러앉았다.
하얀 털의 조그만 체구를 가진 강아지 한 마리가 굶주린 배를 안고 측은한 눈빛을 보냈다. 순선 씨는 “얼마나 배가 고팠어?”라며 음식을 건넸다. 그 이후로 한 식구가 됐다.
중성화수술을 하고 동물등록을 했다.
석태군 대표는 “평소에 아내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만지지도 못했는데 그날 따라 그 애를 덥석 안아서 밥도 챙겨주고 너무 예뻐하는게 참 신기했어요. 가족의 인연은 따로 있나봐요.”
그 애(?) 이름은 느타리버섯의 ‘타리’다.
애교도 많고 영리한 타리는 황금버섯농장을 활보하며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외딴 이곳에 우리 타리가 선물처럼 찾아왔어요. 힘들고 지칠때 타리의 폭풍애교는 만병통치약이죠. 하하”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부부는 서로를 탓하거나 화내는 법이 없다.
선하고 좋은 기운은 그대로 느타리버섯농장으로 전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 고성관내 급식 재료로 활용됐으면…
석 대표의 느타리버섯은 대부분 부산으로 팔려나가고, 일부는 축협 로컬푸드매장과 농협 파머스마켓으로 나간다.
부부는 처음 농사를 지어 고성농협 경매장을 찾아갔으나 ‘느타리버섯 경매를 한 적이 없어서 안 되겠다’는 대답을 듣고 돌아서야 했다. 물류비용이 많이 들지만 판로 개척을 위해 부산 도매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석태군 대표는 “느타리버섯이 고성에서 꾸준히 생산되는 만큼 고성지역 내 학교, 관공서, 기업체 등 집단 급식소에서 식재료로 활용되길 희망한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유통과정도 줄이고 더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애용하면 지역 농민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