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먹는 건강한 신선함, 로컬푸드 4] 자란만 푸른바다 바람과 햇살로 빚은 자연의 맛
솜씨보다 더 중요한 게 재료
정확한 재료 정직하게 만들어
친정어머니 손맛 이어받아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9월 10일
[글 싣는 순서] ①고성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고성농산물, 로컬푸드 ②무포장 친환경 실천매장으로, 진주여성농업인센터 ③자연을 차려내는 종부의 밥상, 김소정의 자연밥상 ④보리향 머금은 구수한 토종보리된장 ⑤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정직하게 재배하는 버섯, 황금버섯농장 ⑥숲이 주는 명이나물 청정푸드, 약샘골 누리농원 ⑦자연 담은 신의 도깨비 방망이, 여주 텔로미어 ⑧일본인 입맛까지 사로잡은 꿀고구마, 백선생고구마농원 ⑨전통을 담은 정씨 종가 장맛, 콩이랑농원 ⑩좋은 땅과 맑은 물이 키운 보랏빛 보석, 산들블루베리 ⑪한약재로 정성담아 키워내는 오색곡식, 황금농원 ⑫젊은 농부의 태양 같은 열정으로 키운 인디언감자, 해오름농장
|
 |
|
↑↑ 하일면 수양리 솔태배기농원 박재연 대표가 장독대를 손질하고 있다. |
ⓒ 고성신문 |
|
|
 |
|
ⓒ 고성신문 |
|
|
 |
|
ⓒ 고성신문 |
|
# 자연 그대로의 맛 변치않는 인연 청정해역 자란만을 앞에 두고 수태산을 뒤로한,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천하제일의 명당 하일면 수양리. 이곳 한려수도 자란만의 쪽빛촌에서 푸른 바다의 바람과 고운 햇살로 깊은 자연의 맛으로 숙성시킨 보리향 머금은 구수한 토종보리된장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솔태배기농원 박재연 대표는 저염보리된장, 한식된장, 보리고추장, 마늘고추장, 찌개청국장, 청국장분말, 발효곡물선식, 간장 등 발효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들이 무농약 친환경으로 재배한 백향과(패션프루트)청을 곁들였다. “늘 우리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요. 그러다보니 한 번 구매한 분들이 다시 또 사주고 있어요”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흔쾌히 사가는 것은 그만큼 맛도 보장돼야 하지만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게 그녀의 생각이다. 박재연 대표의 모든 음식에는 방부제와 화학조료미가 일체 들어가지 않는다. 오직 100% 국내산 재료에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고스란히 자연의 맛을 담아낸다. 20여 년 전 그녀의 오빠가 건강이 매우 안좋았다. 그 때부터 무엇보다 먹거리가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박 대표는 마을에서 생산되는 갖가지 재료로 장아찌도 담그고, 무침, 조림 등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마을부녀회장을 맡으면서 어르신들과 이웃들에 음식을 나누면서 늘 좋은 평을 받았다. “음식 간을 참 잘맞춘다”는 칭찬을 받곤했다. “솜씨보다 더 중요한게 재료라고 생각해요. 정확한 재료로 정직하게 만들어야 오래토록 생산자와 소비자의 인연이 이어질 수 있다고 믿어요.”
# 미세먼지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 저온저장고에서 숙성 보리된장은 철저한 위생관리 체계에서 탄생된다. 발효부터 숙성까지 실내 저온저장고에서 이루어진다. 보리된장은 대두 52%, 보리쌀 36%, 천일염 12%로 전통 한식된장의 염도 20%보다 소금양을 대폭줄여 저염식이다. 보리된장은 살짝 단맛이 받친다. 이 단맛은 보리쌀이 발효될 때 나는 자연의 단맛이어서 오히려 건강에 득이되는 단맛으로 젊은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박재연 대표는 “저희 집 보리된장은 간장을 빼지 않아 막장으로 사용해도 좋아요. 채소를 찍어 먹거나 나물을 무칠때 사용하면 좋아요”라며 전통된장과 함께 끓이면 부드러우면서 깊은 맛이 난다고 알려준다. 메주를 띄울 때 된장의 맛을 좌우하는 황국균을 보리쌀에 접종해 발효시켜 보리된장을 만든다. 보리된장은 5~6℃의 저온고에서 최소 6개월이상 숙성시켜야 하는데 솔태배기농원의 보리된장은 대개 1년가량 숙성시킨 후 판매된다. 된장 특유의 강한 냄새가 덜 나고 짜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즐겨 먹게 된다. # 친정어머니 장독살림보고 배운 딸 “어릴때 어머니가 그렇게 장독대 관리를 철저히 하셨어요. 당시 살림이 좀 넉넉한 편이어서 손님들도 많이 드나들었어요. 그 많은 손님을 대접하려면 음식도 많이 해야하고 먹거리를 장만하는 것은 오롯이 어머니 몫이었어요.” “어머니는 손수 장이며, 김치, 장아찌 등을 손수 담그고 철마다 다른 식재료를 이용해 그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냈어요.” “그때 딱히 어머니의 손맛을 배운건 아니었지만 늘 곁에서 보고 자란터라 자연스럽게 장을 담그고, 장아찌를 만들게 됐어요.” 박재연 대표는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 솜씨를 그대로 하면 되겠다 싶어 2009년 솔태배기농원의 문을 열게됐다.
# 변함없고 무심한듯 그 자리를 지키는 그녀의 성품을 닮은 보리된장 5년간은 이렇다할 수익도, 그렇다고 입소문이나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녀는 과장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법이 없다. 무심한듯 그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열심히, 성실하게 하는 것이 전부다. 20여 년 전 오빠의 건강문제로 바른먹거리를 만들어야 겠다는 그 초심을 저버리지 않고 장을 만드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신념이며, 홍보다. ‘나 여기 있소’하고 자랑할 줄도, 자랑하는 방법(홍보·광고)도 잘 모른다. 그저 묵묵히 그 옛날 조상대대로 내려오던 방법대로 전통 된장을 만들고, 보리된장을 만들고, 고추장을 만들어,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팔 뿐이다. 나와 인연이 있는 고객이라면 다시 주문을 할 터이다. 그동안 나는 믿을 수 있는 제품,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제품을 묵묵히 만들어 놓으면 그만이다. 온갖 방법으로 홍보하고 광고해서 한때 스쳐지나가는 열풍으로 그치기보다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바른먹거리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는 그녀. “대량생산보다는 책임질 수 있는 만큼의 양을 만드는 것이 저의 신념입니다.” 박재연 대표는 돈을 쫓아 대량생산을 하게된다면 자칫 초심이 흐트러질까 염려한다. “대량생산을 하게 되면 그만큼 초기비용도 많이 들어갈거고, 재료선별부터 그에 따른 검수도 해야하는데 일이 많아지면 혹시 대충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죠. 수익은 조금 덜 되지만 지금처럼 내 손으로 꼼꼼히 재료를 선별하고 1년 정도 숙성시켜 판매하는 것이 적성에 맞아요. 로컬푸드가 그렇잖아요.” 박 대표는 고성축협 로컬푸드매장에 보리된장을 비롯해 한식된장, 보리고추장, 마늘고추장, 청국장분말, 발효곡물선식, 간장, 백향과청 등 7~8가지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보리된장과 백향과청은 언제나 인기 품목이다. “소비자들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 꾸준히 구매가 늘고 있다는 건 저의 제품을 그만큼 믿고 신뢰한다는 거잖아요.” 박 대표는 로컬푸드, 온라인, 위탁판매 등으로 최근 2~3년부터 안정적인 판매수익을 올리고 있다.
# 물려받은 손맛 장맛은 손맛이라고 했다. 아무리 똑같이 장을 담가도 다른 사람이 담그면 박 대표가 담그는 그 맛이 안난다. 그래서 메주를 만드는 것 까지는 가족들과 함께 하지만 이후 장을 담그는 과정은 혼자서 직접 담당한다. “친정어머니가 된장을 잘 담그셨는데, 아마 그 손맛을 물려받았나 봐요.” 입동을 전후해 콩을 삶는 일부터 된장 만들기를 시작한다. 메주 쑤기, 메주 겉 말리기, 메주 띄우기, 완전 말리기, 장 담그기, 장 가르기, 보리쌀삶기, 삶은보리쌀에 황국균 접종, 숙성, 판매 등 제조·유통 전 과정이 그의 몫이다. 이렇게 정성껏 만들어진 보리된장을 독에서 퍼내면 발그스름한 검정빛 간장이 남는다. 간장을 많이 빼면 노란빛이 나고, 덜 빼면 검붉은 색이 된다. 박 대표는 “요즘 사람들은 노란 황금빛 된장을 좋아하지만, 맛이나 영양은 아무래도 간장을 덜 뺀 된장이 좋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솔태배기농원의 보리된장은 아예 간장을 빼지 않는다. 된장은 묵힐수록 좋다. 하지만 그만큼 팔수 있는 양은 줄어든다. 보리된장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최소 1년 이상을 묵힌다. 우리들이 전통 된장을 만들어 먹었던 이유는 저장과 보관이라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메주콩을 아주 잘게 분해시켜 쉽게 소화 흡수하기 위함이었다. 된장을 만드는 과정이란 다름 아닌 자연의 미생물을 끌어들여 콩 단백을 아주 잘게 쪼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콩에는 없는 감칠맛이라는 맛이 덤으로 주어져 맛있는 된장이 되는 것이다. 박재연 대표는 “고성축협 로컬푸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정직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매장”이라며 “된장뿐만 아니라 고성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농산물이 많이 있으니 소비자들의 많은 이용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9월 10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