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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쌀 브랜드 통합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강정웅 기자 / 입력 : 2007년 01월 06일

찬성 - “난립하는 쌀 브랜드 단일화 경쟁력 갖춰야”


반대 - “다양성이 경쟁력 통합이 능사는 아니다”


민간RPC 이해관계 조정, 품질 단일화 등 전제돼야


 


공룡나라쌀, 소가야옥천쌀, 소가야황토쌀, 키짱쌀, 셀렌쌀, 소미, 고룡이청결미, 가을향기 등 고성에서 생산되는 쌀 브랜드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많은 종류의 브랜드 쌀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혼동을 겪게 되고, 생산업체 사이에 과도한 경쟁이 초래되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 수입쌀이 범람하고 경쟁이 격화되면 비교적 경쟁력이 약한 생산자단체나 민간RPC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해당 경종농가와 민간RPC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생산자단체와 행정기관 등에서 브랜드 단일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브랜드를 통합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미 농림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쌀 브랜드를 단일화하거나 통폐합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섰다.


 


반면 일각에서는 굳이 통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우수 브랜드만 남긴다”


쌀 브랜드 통합 논의는 고성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현재 쌀 브랜드는 특별한 등록기준 없이 생산자 단체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전국적으로 1873개의 쌀 브랜드가 등록돼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난립 수준이다.


 


일반 소비자로서는 애당초 어느 쌀이 좋은지 분간할 수가 없다.


이천쌀과 나주쌀 등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몇 개의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브랜드가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림부가 최근 전국의 쌀 브랜드를 2010년까지 100개로 줄여 나간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경남도내에도 207종의 브랜드 쌀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경남도가 우수 브랜드를 중점 지원하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


 


우수 브랜드 이외의 브랜드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도태시키는 방식이다.


 


품질에서부터 인지도, 판매망, 보관능력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브랜드가 아니라면, 언제라도 도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도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자신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와 통합함으로써 장기적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터이다.


 


▲브랜드 통합의 전제조건은?


쌀 브랜드의 통합을 위해서는 같은 브랜드로 생산된 쌀의 품질이 완전하게 동일해야 한다.


 


브랜드를 믿고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상품의 품질이 들쭉날쭉하다고 느낀다면 브랜드 신뢰도가 급속히 추락할 수밖에 없다.


 


쌀 유통업계에서 브랜드 상품의 품질의 동일성은 높은 품질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밥맛이 좋아졌다고 느끼기는 힘들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품질이 좋아지더라도 이를 ‘밥맛이 변했다’로 인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영농방법이 통일돼야 한다.


시비량에서 농약 사용량, 품종까지 모든 재배방법이 규격화되어야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도정방식도 단일화해야 한다.


도정은 쌀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과 가격도 통일하는 등 유통체계도 세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러 생산자 단체와 RPC(미곡종합처리장)들이 이 같은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빠짐없이 이행할 때 비로소 하나의 브랜드로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


 


언뜻 보면 그다지 힘들 것 같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농업인들과 RPC 관계자들은 거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동부농협 박용삼 조합장은 브랜드의 통합을 위해 전제돼야 할 영농방법의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며 “불가능하지야 않겠지만, 시간에서나 비용에서나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RPC 이해관계 조정도 문제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민간RPC의 이해관계 조정이다.


 


만약 단일화 사업이 펼쳐진다면 수많은 전제조건을 충족시킨다고 하더라도 민간RPC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군의 ‘공룡나라’ 승인을 받은 생산업체만도 고성농협RPC, 공룡나라영농조합법인, 두보식품, 동부농협, 고성읍농협서부지점, 고성청결미정미소, 키크는쌀() 7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브랜드 단일화에 동참할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


 


즉 모든 업체에 브랜드 단일화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 주어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여러 개의 쌀 브랜드를 통합하거나 단일화하는 것은 민간업체에서 주도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단일화 꼭 해야 하나?


한편, 쌀 브랜드를 반드시 단일화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민간 RPC인 두보식품에서는 현재 ‘소가야황토쌀’을 대표제품으로 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인 ‘남도쌀’, 중저가인 ‘고성쌀’, 소포장 제품인 ‘밥심’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다.


 


두보식품 허원태 대표는 “소비자들이 획일화된 제품이 아닌 다원화된 제품군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허 대표는 “하나의 업체에서도 이처럼 다원화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여러 개의 브랜드를 강제로 통합해 다양성을 포기한다는 것은 주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고성에서 생산된 쌀을 ‘공룡’이라는 상징으로 통일해 인지도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각 업체별로 독립된 브랜드가 있어야만 판매 전략을 세울 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를 통합하는 것 보다는 고품질 쌀을 생산하고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많으니까 무조건 줄이고 보자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웅 기자 / 입력 : 2007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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