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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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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
박주영(디카시마니아)
마음아
하릴없이 쩍쩍 갈라진 마음아
헤아릴 수 없는 그것들
어미가 되어야 어미의 마음을 안다고 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옛날 어르신들이 “자식 낳아봐야 어미 맘을 알지” 하셨을 때 단순한 말 같지만 내가 어미가 되어보니 처절하게 아프면서도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앞에서 모질게 쐐기를 박았던 말들, 내가 잘난 것 같아 부모님 앞에서 당당하게 내 주장을 폈던 일들이 정지화면처럼 서 버린다. 박주영 시인의 <모정>의“하릴없이 쩍쩍 갈라진 마음아” 자식을 위해 몇 마디 남긴 것 뿐인데 되받아쳐 오는 말들과 작은 행동들이 부모님들 마음에 상흔으로 남는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아직도 그 사랑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염려, 그게 문제인 줄 알지만 무엇을 줘도 부족한 마음이 부모 마음이다. 자식들은 이유도 겹겹이다. 아니라고 손사래를 쳐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씁쓸하고 떫은 맛이 남는 서운한 마음이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어디에다 견주어 볼 수 있을까? 이제 허물 벗은 나비처럼 그냥 떠나가기를 원하는 자식들이다. 방문을 닫고 들어가 버리는 아이들, 덩그러니 거실에 앉아 애꿎은 텔레비전 채널만 돌리는 부모가 되어버린 우리들 모습이다. 베푼 사랑과 받은 사랑은 깊이를 잴 수가 없고 그 깊이를 잴 필요가 없는 것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다. 서로에게 원치 않는 상처를 낼 수도 있지만 그 상처 뒤에는 따뜻함이 묻은 치유의 말 한마디가 쩍쩍 갈라진 마음에 또 다른 새싹을 돋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걸쳐 이루어진 스토르게(storge)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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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이향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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