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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를 교육·문화발전소로 1] 석유기지가 문화기지로, 소각시설이 문화시설로!

산업유산이 문화재생을 만났을 때…공존을 위한 실험
서울 시민들의 문화·휴식공간…‘문화비축기지’를 가다
갈등의 공간이 협력의 결과물로…‘부천아트벙커B39’

하현갑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8월 27일
[글 싣는 순서]
①석유기지가 문화기지로
②제주 빛의 벙커 부산 F1963 친환경문화공간이 되다.
③서울중부화력발전 주민과 소통의 비결은?
④삼천포화력발전소가 LNG 복합발전소로 새롭게 변신, 지역문화발전소로

↑↑ 석유탱크장 문화비축기지 T6 커뮤니티센터
ⓒ 고성신문
↑↑ 부천아트벙커 입구 모습
ⓒ 고성신문
↑↑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변신해 서울시민과 문화공원으로 소통하고 있다
ⓒ 고성신문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효자’에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골칫거리’까지, 다양한 평가 속에 40년 가까이 전기를 생산해온 삼천포화력발전소가 서서히 생명을 다하고 있다. 쓸모를 다한 까닭이다. 그러나 낡은 건축물일지언정 새로운 쓸모는 정녕 없을까? 이런 물음으로 고성신문과 뉴스사천이 함께 경남지역신문발전위의 지원을 받아 공동기획 취재를 하면서 답을 찾아 나선다. 화력발전소가 우리지역의 교육문화발전소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편집자 주


쌀을 빻던 방앗간과 술을 빚던 양조장이 근사한 카페나 식당으로 거듭나 손님들로 붐빈다는 얘기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그만큼 낡은 것을 다시 새롭게 활용하는 문화는 일상이 되었다. 어디 이것뿐이랴. 한때 배를 만들어내던 거대한 조선소가 캠퍼스로 바뀌고, 철을 생산하던 제철소는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났다. 비록 외국의 사례이긴 해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도시재생이 문화재생과 만나면서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는 셈이다. 산업유산의 재활용이자 옛것과 새것의 공존을 위한 실험이다.

# 석유에서 문화로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87번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있는 기장매봉산 자락인 이곳에는 문화비축기지가 있다. 문화비축기지? 이름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TV에도 자주 등장할 만큼 요즘 꽤 잘나간다. 코로나19 탓에 타격이 심하다고 하나, 여전히 전시와 공연이 줄을 잇는다.
문화비축기지의 옛 이름은 마포석유비축기지이다. 1970년대 석유 파동을 계기로 정부가 1978년에 세웠던 시설물이다. 그동안 마포석유비축기지는 1급 보완 시설로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금진된 공간이였다. 여기엔 당시의 서울 시민들이 한 달간 사용 가능한 6천907리터의 석유를 보관할 수 있었다. 이 시설물은 2000년까지 가동되다가, 2002년 월드컵 대회 개최를 앞두고 그해 말에 문을 닫았다.
석유비축기지는 월드컵 대회가 끝난 뒤 한참이 지난 2013년까지도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으로 있었다. 그러다 이 무렵에 서울시가 폐산업 시설을 활용할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 끝에 새로운 길을 찾았다. 국제현상공모작 ‘당으로부터 일궈낸 시간’을 바탕으로 설계자문위원회와 시민기획단인 탐험단을 구성해 시민의견을 설계에 적극 반영했다. 석유 대신 색다른 문화를 만들어내는 문화탱크로 사용하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석유가 담겼던 대형 탱크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비어 있던 너른 공간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탱크를 가렸던 나무와 숲에는 산책로가 들어서 멋진 생태문화공원으로 거듭났다. 이 과정에 시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면서 더 멋진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함께 애썼다.
지난 7월 2일. 글과 사진으로만 보던 문화비축기지를 직접 찾았다. 전체 면적이 14만㎡에 이를 만큼 넓다 보니 입구에서는 시설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문화해설사의 안내로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새로운 공간의 등장에 놀랐다. 무엇보다 거칠고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 건축물 원형이 풍기는 느낌이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안내를 맡은 이현옥 문화해설사는 “코로나19와 시설 보수 탓에 진행 중인 문화행사가 부족한데도 산책 삼아 들르는 시민들이 많다”며, “서울 시민들에겐 훌륭한 문화 휴식 공간”이라고 문화비축기지를 소개했다.
문화비축기지는 당시 석유를 보관하던 탱크들은 석유대신 색다른 문화를 창출하는 문화탱크로 바뀌었다. 기존 5개 석유저장탱크는 열린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였고 해체된 탱크 철판을 활용해 만들어진 T6는 시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됐다. T1은 파빌리온 공간으로 전시와 워크숍 공연을 진행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T2는 야외공연장으로 매봉산 암벽과 탱크를 감싸던 콘크리트 옹벽이 자연스러운 소리의 울림을 이루고 하늘과 바람 산 등 자연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곳이다,
이 야외공연장을 이탈리아 콜로세움공연장과 같다는 평가이다. T3은 탱크원형을 그대로 보전해 역사유적으로 남겨두고 있다. T4는 복합문화공간으로 T5 이야기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석유에서 문화로 채워지고 있는 문화비축기지는 생태친화적이며 창의적인 삶의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다.

# 이곳이 한때 쓰레기 소각장?
경기도 부천시의 도심(삼정동) 한복판. ‘이곳이 내가 찾는 곳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즈음, 대형 출입문 상단에 붙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부천아트벙커B39’. 부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시설로서, 이곳 또한 산업유산이 문화시설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은 애당초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1995년부터 2010년까지 가동되다 멈췄다. 삼정동 소각장을 기억하는 대중들은 이곳을 ‘다이옥신 파동’으로 많이 기억한다. 1997년 환경부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삼정동 소각장에선 다이옥신 농도가 허용치보다 20배나 넘게 검출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과 행정은 심한 갈등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 자원순환센터라는 새로운 시설이 들어섰고, 삼정동 소각장은 문을 닫았다.
다시 4년의 세월이 흐른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천시는 이 공간을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펀드를 조성하는 등 민관이 4년간 노력한 끝에, 2018년 6월에 이르러 복합문화예술공간 ‘부천아트벙커B39’의 문을 연 것이다. 숫자 39는 쓰레기 저장조의 39m 높이를 뜻한다.
쓰레기를 운반하고 태우고 처리하던 공정과 그것을 다루던 사람들의 움직임을 예술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쓰레기를 실은 트럭이 들어오던 곳은 멀티미디어 홀로,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시설은 야외 다목적 공간인 ‘에어 갤러리’로 바뀌었다. 이밖에 다양한 시설과 공간이 스튜디오나 휴게시설로 모습을 바꿨다. 이 과정에 일부 기계나 장치들은 옛 모습으로 그대로 남겨둬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중첩되도록 했다.
이곳을 방문한 7월 2일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준비를 앞두고 모든 전시나 문화행사를 멈춘 상태였다. 비록 직접 관람할 순 없었지만, 투박한 공간에서 펼쳐질 전시와 공연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지난해까지 민간에서 운영했으나, 올해부터는 부천문화재단이 직접 운영을 맡고 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1층은 150명이 수용이 가능한 다목적실과 에어갤러리 B39카페가 만들어져 있다. 2층은 교육 세미나 워크숍이 가능한 스튜디오 2개가 갖춰져 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새로운 창의환경으로서 사람들의 다양한 창의성 기능과 경험이 공존하고 융합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디지털 미디어아트 음악 팝문화의 현대예술이 결합하는 문화휴식공간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하현갑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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