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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는 건강한 신선함, 로컬푸드 2] 플라스틱 제로 로컬푸드 매장을 꿈꾸는 ‘진주텃밭’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이용, 곡류 세제는 빈 용기 활용
6개월간의 의미있는 무포장 전환 실험 인식 확 달라져
플라스틱 용기 액체 세제류도 무포장 진열 성공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8월 27일
↑↑ 진주텃밭에서는 용기를 가져가면 필요한 만큼의 곡류와 세제를 구매할 수 있다. 소희주 이사장이 곡류를 구매하고 있다.
ⓒ 고성신문
# 작은 실천은 더하고 환경오염은 빼고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주문이 늘면서, 플라스틱 용기 처리가 큰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앞
서 상인과 소비자들 모두 플라스틱 제로를 실천하며 환경을 지켜나가고 있는 곳이 있다. 플라스틱 제로 로컬푸드 매장을 꿈꾸는 ‘진주텃밭(이사장 소희주)’.
진주텃밭은 진주시 금산면에 위치한 로컬푸드 매장이다.
진주텃밭에서는 상인과 소비자들 모두 플라스틱 제로를 실천하며 환경을 지켜나가고 있다.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여 장을 보는 것은 기본, 쌀, 콩과 같은 곡물을 살 때는 미리 챙겨온 용기에 담아 비닐 포장을 줄여가고 있다.
상품 특성에 따라 포장 허용 물품을 정하고, 밀폐용기에 농산물을 보관하는 등 포장 용기 사용을 줄여가고 있다.
진주텃밭은 앞으로도 공기가 통하지 않는 용기들을 개발하는 등 더 많은 농산물을 무포장으로 진열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각오다.

# 무포장은 불가능한가?
“장 한 번 봐오면 포장, 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너무 많잖아요.”
주부입장에서 기가 막힐때도 있고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 혼자만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주부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소희주 이사장은 “문제가 있으면 우리가 직접 해결한다”는 사회혁신 실험방식인 ‘리빙랩’을 선택했다.
일상을 실험실로 삼아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개방형 혁신이다. 자발적인 참여자들이 협력하여 창의적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소희주 이사장은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면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처음 ‘무포장 실험’을 제안한 소희주 이사장은 ‘로컬푸드란 무엇인가?’에서 문제를 찾았다.
로컬푸드는 지역에서 생산한 건강한 지역농산물을 해당 지역 내 소비를 권장함으로써, 물류 에너지 소비를 줄이자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이다. 소비자는 물류비 절감에 따라 그만큼 싼 가격에 신선한 농축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판매를 위해 운반, 진열과정에서 포장은 필수이다.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일회성 포장재 사용을 피할 수는 없다.
로컬푸드 매장은 생산자가 직접 포장,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일이 개별포장해 직접 진열대에 갖다 놓는다. 소포장으로 일회용 포장재 사용량이 많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는 과다한 포장재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부담도 안게 되는 것이다.

# 6개월간 의미있는 실험
소희주 이사장은 로컬푸드매장의 무포장 전환 실험을 구상했다. 진주텃밭 조합원 2천500여 명과 진주여성농업인센터 회원 270명이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매장을 운영하는 직원으로 실험에 참여했다. 실험은 지난해 5월부터 6개월간 진행됐다.
전국의 우수사례를 견학하고 사전 설문조사, 실험단 구성 등을 거쳐 진주텃밭 금산점(99㎡ 규모)과 초전점(148㎡ 규모)에서 실험을 시작했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실험은 시작과 함께 난감한 문제에 봉착했다.
생산자, 소비자, 직원 모두 불편함과 애로점을 토로하며 힘들어 했다.
무포장 진열된 농산물이 하루도 지나기 전에 시들어버려 상품성이 떨어졌다. 팔리지 않아 생산자가 회수해야 하는 물건이 늘어났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포장 안 된 상품을 장바구니에 그냥 담기가 어려워 갈팡질팡했다. 매장 직원들은 무포장 제품의 소분과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매장상품은 1천여 종. 그 중 50%가 신선식품이다. 무포장으로 인한 폐기율이 실험 전에 비해 83% 증가했다. 그 중 36%는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생긴 야채류에서 나왔다.
야채류는 비닐포장 대비 3배 이상 선도 저하가 빨랐다. 무포장을 포기하는 생산자가 속출했다.
“팔리지 않는 물건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생산자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하면 된다! 진열방법 다양화 연구
이왕 시작했으니 중도에 그만 둘 수도 없고, 생산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없지 않은가?
직원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방법을 찾았다.
상품별 특성을 고려해 포장 허용 품목 리스트를 만들고, 벌크 진열이 가능한 진열용기를 구입해 선도 유지에 신경을 썼다.
상추, 깻잎 등 연한 잎채소와 끈으로 묶이지 않는 농산물은 비닐포장을 허용했다.
대파, 쪽파 등은 뿌리부분만 종이 포장하거나 대형 밀폐용기에 담아 진열하는 등 품목별 다양한 진열방법을 개발했다.
곡류 무포장을 위해 포장용기도 수입했다. 식품용기로 분류되는 곡류 벌크 진열대는 수입과정이 복잡해 애를 먹었다. 플라스틱 용기를 쓸 수밖에 없는 액체 세제류의 무포장 진열에도 성공했다.

# 비닐사용량 30% 줄어
실험대상 상품이 과일류, 야채류, 곡류, 세제류 등 4개 군으로 늘어나면서 무포장 매장의 외형이 제대로 갖춰졌다. 실험 3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3% 가량 늘었다.
반대로 월평균 비닐포장재 사용은 30%가량 줄었다. 소비자의 인식변화도 눈에 띄었다. 장바구니는 기본이고 세제와 곡물 구입을 위해 용기를 지참하고 방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실험 참여 소비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실험의 유의미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97%가 ‘장보기 후 비닐, 플라스틱 쓰레기 양이 줄었다’고 답했고, 98%가 ‘지속적으로 무포장, 친환경 실천매장에서 장보기를 할 것이다’는 적극적인 답을 했다.
소희주 이사장은 “농사짓는 회원들의 포장비용과 노동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우리가 시작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험기간은 끝났지만, 우리 매장의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며 “행정적인 지원과 제도를 마련해 더 많은 매장이 참여하는 사회운동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건강한 삶을 위해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실천매장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로컬푸드협동조합 진주텃밭. 조합원과 함께 다양한 나눔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진주텃밭에는 건강한 먹거리를 연구하는 생산자가 있다. 이들은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친환경 농법을 연구하고 실천한다.
진주텃밭에는 농산물의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가 있다. 소비자는 한 작물이 생사되기까지 그 과정에 담긴 농민의 땀과 자연의 소중함을 생각한다. 진주텃밭에선 모두가 주인공이다.
진주텃밭 조합원들은 특허받은 기능성 농법인 ‘온새미로 농법’으로 작물을 재배한다.
온새미로 농법은 주위에서 찾을 수 있는 산야초나 잔여농산물을 가공하여 작물에 살포함으로서 병해충 억제와 작물의 생리활성으로 고품질 기능성 농산물을 생산하는 친환경농법이다.
온새미로 농작물에는 식물성 오메가3가 함유되어 있고 맛도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진주텃밭은 오랜 세월 이 땅에서 자라며 한반도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해 온 토종씨앗으로 농사를 짓는다. 작물의 다양성을 지키고 생태계를 살리는 토종 씨앗의 보존,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 장보기를 실천하면서 소비자위원회의 생산자 농장 방문 및 평가검증,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통한 잔류농약검사 시행 등 깐깐한 자체검증으로 더욱 신뢰받고 있다.
소희주 이사장은 “지역 농업, 지역 먹을거리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하고 싶은 상상을 현실로 펼치면서 진주텃밭의 조합원과 성장해나가고자 한다. 수입을 생각하면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치에 동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창한 계획보다 진주텃밭 매장이 더 많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 신뢰할 수 있는 가공품을 지역민에게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 이사장은 지역 취약계층을 중점으로 고용창출을 해 진주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진주시민이 판매하고, 진주시민이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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