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센터가 혐오시설? 의회 주민 반대로 건립 무산 위기
우산리 주민들 소음 악취 우려로 반대
주민 반대 불구 추진하면 집단행동 불사
동물보호소가 혐오시설이라는 것은 시대착오적
현 예정지 접근성 좋아 찬성, 장기적으로 봐야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8월 27일
|
 |
|
ⓒ 고성신문 |
|
|
 |
|
ⓒ 고성신문 |
|
동물보호센터가 농업기술센터 인근 마을 주민들과 군의회의 반대로 부지를 선정하지 못해 무산 위기에 처했다. 고성군 축산과는 지난 18일 고성군의회 월례회에서 동물보호센터를 농업기술센터에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동물보호시설은 혐오시설이며 소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농업기술센터 부지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면서 부지 선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군의회 지난 월례회 당시 의원들은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해당 시설은 혐오시설이며, 소음 등의 피해 예상으로 주민들이 반대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올해를 4개월여 남겨둔 상황에서 행정절차를 거쳐 계약심사까지 완료하기 위해서는 이번달 내에 부지를 선정하고 다음달부터 절차가 진행돼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특별조정교부금(도비) 8억 원은 이월이 불가능해 내년 이후로 사업이 미뤄질 경우 예산 확보부터 시작해야 하는 형편이다. 우산리 한 주민은 “농업기술센터가 들어온 후 마을에 가축사육제한으로 축산시설도 못 짓게 묶어놓고 행정은 혐오시설인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짓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면서 “양돈농장에 가도 신축시설은 악취가 없다가 몇 년 지나면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소음과 악취 문제로 주민들이 일상에서 불편을 겪을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주민은 “지금도 센터에 보호소가 있으니 개를 우리 동네에 와서 버리는 바람에 7~8마리가 야생개가 돼 돌아다녀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정 냄새와 소음이 없으면 군청 옆 주차장에 지으면 될 것 아닌가. 주민들의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계속 추진한다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농업기술센터는 마산과 통영으로 이어지는 고성의 관문과 인접한데 동물보호센터가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덕선리에서는 40~50마리였던 개들이 지금은 100마리도 훨씬 넘는데 아무리 깨끗하게 관리한다고 해도 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은 한계가 있을 것이며, 주민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군유지라는 이유로 신축하고자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축산과는 소음, 악취 문제 해소방안 등 동물보호센터의 시설 조성 전반에 대한 벤치마킹을 위해 대전과 부산, 통영 등의 동물보호시설을 방문했다. 축산과 관계자는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통영 등에서는 이중문 설치만으로 소음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고, 부산은 주택가 인근 노후건물임에도 불구하고 흡음재 시공으로 소음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적정한 환기시설과 관리 등으로 악취도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고성군동물보호센터 신축건물에 적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축산과는 농업기술센터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통영동물보호센터 견학을 제안해둔 상태이며, 견학 후 다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견학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당항포관광지 인근 부지에 센터를 조성하고자 했으나 회화면 봉동리 자소마을 주민들의 반대와 함께 해당 지역의 고질적 침수문제로 인해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 했다. 동물보호센터는 보호실과 진료실, 미용실, 창고, 교육실, 분양센터 등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외부공간 1천㎡를 두 군데로 나눠 보호 유기동물과 일반 반려견 놀이터를 구분 조성해 유기동물은 물론 일반 군민들도 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번달 중 건립계획을 수립(변경)을 거쳐 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하게 된다. 이어 내년 1월 착공하면 상반기 중 동물보호센터가 정식 개소할 수 있다. 일부 군민들은 군이 건립을 계획하는 농업기술센터 부지가 현재 고성의 상황에서는 최적지이며 길게 내다본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군민 A씨는 “이제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시대인데 앞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군의원들이 동물보호시설을 혐오시설이라고 보는 시각에 놀라웠다”면서 “지난해 비구협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이슈가 됐을 때는 당장이라도 변화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놓고 정작 동물보호시설을 군유지에 만든다니 혐오시설이라며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지금 있는 곳은 임시시설이라 소음과 악취 방지시설도 설치할 수 없다면서, 또다시 전국적으로 이슈가 돼야 급하게 건물을 지어올릴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B씨는 “입양율이 높아졌다는 것만으로는 최고의 동물보호소를 실현했다고 볼 수 없다. 조례상에도 군수는 동물보호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돼있는데 의회는 대안도 없이 무작정 반대하는 것은 동물복지 측면에서 어떠한 접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의 반증”이라면서 “유기동물의 재입양을 위해서도 입양 희망자가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농업기술센터는 고성읍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도 접근하기 좋아 동물놀이터가 생기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반려인들이 앞다퉈 찾아오는 고성의 또다른 명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C씨는 “어느 한 쪽의 의견만 구할 것이 아니라 군민들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설명회, 공청회 등을 마련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면서 “군 역시 말로만 소음과 악취 대책이 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대책이 있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방지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법을 공개적으로 제시해 군민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8월 27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