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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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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
최재우(디카시마니아)
듬직한 걸 보면
기댄 것인데
금이 간 걸 보면
받친 것이고
기대고 받치고 살아갈 수 있는 사이라면
사람을 비롯하여 우리는 혼자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에 놓여있다. 혼자보다는 둘, 셋의 힘이 합쳐진다는 것은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한다. 최재우 시인의 <애매모호> 디카시에서 ‘듬직한 걸 보면 기댄 것인데, 금이 간 걸 보면 받친 것이고’ 기대면 어떻고 받치고 있음 어떠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는 모습이 든든하게 보인다. 커다란 바위를 받치고 있는 작은 나뭇가지이지만 금이 간 바위를 지켜내는 일이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는 나뭇가지의 행동이 의롭게 보이는 것과 바위 또한 나뭇가지가 옆에서 기대고 있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누구의 힘이 서로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마음으로 서로에게 행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분명 호기심에서 시작한 누군가의 의도적 작품이지만 사물로 통해 인간내면에 대한 심층적인 의미가 부여되어있다. 아주 특별한 모습에서 우리의 삶과 태도를 인식케 하며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다. 젊어서는 기웃대는 사람들을 잘라내고도 혼자 꿋꿋해 보이지만 나이 들어서는 무엇보다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 든든한 인적인 자본 같은 것이다. 요양원이나 노인정에 계시는 어른들을 보고 있으면 한 방에서 서로 간호하며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사소한 일에도 웃고, 함께 할 수 있어 외로움을 잊고 살기 때문에 행복하다. 저 영상의 바위도 나이 들어 금이 간고 이미 헐거워진 무게를 본인은 알고 있을 것이다. 메마른 나뭇가지의 작은 힘이 오늘을 지탱하고 있음을 그리고 그 작은 힘들 때문에 살아가는 용기를 얻는 것처럼 우리들도 우리주변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는가를 그리고 나의 힘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미미할지라도 꼭 필요한 힘이라는 것을 배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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