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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에는 이편과 저편이 없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3일
ⓒ 고성신문
도시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대형마트에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 확진자로 밝혀진 날, 마트를 다녀간 사람들은 모두 선별 검사를 받아야 했다. 마트 주차장에 마
련된 임시 검사소는 전쟁터를 방불했다. 몰려드는 주민들로 인해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였다. 검사자를 분산시키기 위해 급하게 만든 공설운동장의 검사소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자가 운동장을 한 바퀴 두르고도 남을 만큼 많아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하루 동안 검사소를 찾은 사람이 약 4천600명가량 된다고 하니 지역 주민 1할이 검사에 참여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후유증도 크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학생들의 수업과 회사의 업무가 마비되고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았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검사자에 방역 당국도 경황이 없었다. 검사 결과는 순서와 관계없이 뒤죽박죽으로 고지가 되었고, 하루면 나온다던 결과가 이틀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도 있었다. 사흘 만에 주민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지역 사회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어마어마하다. 확진자가 나온 마트는 휴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검사를 받은 주민들은 최소 하루에서 사흘 동안 경제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뿐 아니다. 사회 시스템의 중단으로 입게 된 보이지 않는 손실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를 따지기가 힘들다.
주민들로서는 처음 겪어보는 대혼란이었다. 검사를 위해 땡볕에 줄을 서서 한나절을 기다리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슴을 졸이는 것은 그만큼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방역이 뚫린 마트 하나에 도시 기능이 마비될 정도인데 대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작은 도시 고성은 존폐를 위협받는 지경이 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런 대형 재난이 현실로 다가오기 전에 행정의 발 빠른 선제 방역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은 즉시 행동으로 옮긴 순발력은 칭찬할 만하다. 결과적으로는 마트와 연관된 추가 확진자는 없었지만, 지체했다면 수십에서 수백 명의 환자가 나올 뻔했다. 그런 면에서 방역 하나만은 전국 최고의 지자체라고 자랑할 만하다. 그리고 수천 명의 검체를 채취해 이틀 만에 검사를 끝낸 방역 관계자들 역시 몇 번 박수를 받아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도우미 활동을 나온 공무원과 농협 직원의 노고도 정말 컸다. 이처럼 행정의 슬기로운 대처와 헌신적인 관계자들, 그리고 위기 극복에 앞장선 도우미가 있었기에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시급함에 쫓겨 준비 없이 검사를 하다 보니 주민들의 무질서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보균자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닥다닥 붙어 검사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모습은 위태로웠다. 거기에 보태어 일부 몰상식한 주민들의 시민의식도 문제였다. ‘바쁜 사람을 불러 검사받게 한다’고 방역 관계자들에게 따지기도 하고, ‘그늘막과 식수도 없이 줄을 세우느냐’고 도우미를 꾸중하는 것은 성숙한 시민이 할 일이 아니다.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이었기에 불편을 감수해야 함에도 마치 공무원과 도우미의 잘못인 양 꾸중하고 따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형세이다. 다행스럽게 고성에서는 마트가 아닌 다른 경로로 감염된 추가 확진자가 몇 명 더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기에 들어섰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고성은 엑스포를 비롯하여 몇 개의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어 하루빨리 안전한 방역 체제를 갖추어야 할 때이다. 그러기에 대형마트 관련하여 추가 확진자가 없음은 천만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행정에서는 이번 일을 기화로 방역의 매뉴얼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검사소를 여러 곳에 설치하여, 검사자를 나이나 지역별로 분산시켜야 한다. 검사장에서는 거리 띄우기를 충분히 안내하고, 검사 진행 과정을 수시로 알려 주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어야 한다. 이번처럼 많은 수의 결과가 일시에 나올 때는 ‘별도 연락이 가지 않은 사람은 음성’임을 먼저 공지한 후, 결과 문자는 뒤에 보내도 될 것이다.
아직 전염병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작금의 팬데믹 사태는 국가 간의 싸움도 아니고, 환자와 비환자의 싸움도 아니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싸움이다. 그러기에 지금은 남을 탓하고 꾸중하거나, 이편과 저편을 따질 때가 아니다. 편견이 섞인 말과 행동이 갈등과 분열을 만들어낸다. 특히 국가나 인간의 사이를 가르는 이간질이나 불안을 조성하는 말들은 삼가야 한다.
이번에 마트발 코로나 대규모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주민이 합심하여 방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행정은 선제적 방역으로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했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각오하고 협조한 파머스마켓의 일일 휴업도 대승적인 결정이었다. 그리고 공인으로서 확진 판정을 받은 지역 국회의원의 사과와 더불어 지역 주민들을 걱정하는 입장문도 시의적절했고, 국정이나 봉사활동을 통해 감염된 확진자의 처지를 이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한몫했다.
정부에서는 올해 말쯤 집단 면역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은 집단 면역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고비이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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