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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대상록활엽수의 천연림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선흘곶자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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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1속 1종 희귀종 제주고사리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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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은 한 번 사라지면 다시 복원할 수 없는 것이라 더더욱 소중하다.
최근 들어 전국 곳곳에서 토종씨앗을 보존하고자 토종씨앗을 나눔하는 행사도 종종 눈에 띈다.
토종을 살리고 보존하는데 통큰 제주도. 개발보다 자연자산을 선택한 제주도의 가치가 한층더 커보인다.
제주시는 예사로이 지나칠 수 있는 조그마한 식물, ̒제주고사리삼̓에게 선흘곶자왈을 통째로 내 주었다.
곶자왈의 의미는 ‘곶’은 수풀을 의미하는 제주말이고 ‘자왈’이라는 말은 얼기설기 엉성한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지형 위에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있는 곶을 의미한다. 즉, 곶과 자왈이 합쳐진 곶자왈은, 엉성한 돌무더기 지형에 나무와 덩굴 등으로 이루어진 숲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선흘곶자왈은 생명이 시작되는 곳, 습지를 품은 곳으로 원시 숨소리가 느껴지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품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는 무엇때문에 ̒제주고사리삼̓에게 이 선흘곶을 내 주었을까?
# 우리나라 1속1종인 제주고사리삼
세계적으로 1속 1종인 희귀식물로 학명도 우리나라 최초의 양치식물학자인 박만규 교수(1906~1977)와 제주의 이름을 따서 <만규아 제주엔세>:Mankyua chejuense로 붙여진 식물로 제주특산속 원시 고사리 형태를 보존하는 식물이다. 고사리삼과의 제주고사리삼속에 속한 이 식물은 무려 6천만 년 전에 살았던 식물이라고 한다. 2005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는 식물이다. 구 북제주군, 제주시 한라산 중산간 곶자왈인 선흘곶자왈 등 세계에서 우리나라 제주도에만 자라는 동록성 또는 상록성 다년초로서 낮은 지대의 습지에 자라는 다년초 양치식물이다.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많은 제주도이지만 식물학자들은 제주도를 대표할 만한 식물로 하나같이 제주고사리삼을 꼽는다. 워낙 희귀한데다 학술적 가치가 높아 2001년 발견, 학계에 보고되자 세계 양치식물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제주고사리삼은 세계에서 제주도에만 분포하고 그것도 중산간 지역의 곶자왈에만 드물게 자란다. 이 식물은 특산종보다 한 단계 위 분류단위인 특산속이다. 열대지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한 양치식물에서 새로운 속이 발견된 것은 40년 만의 일이었다. 게다가 이 종 자체가 미스터리였다.
발견자의 한 사람인 선병윤 전북대 생물과학부 교수는 “제주고사리삼이 속한 나도고사리삼과의 식물은 6천만 년 전에 살았던 아주 오랜 식물인데 어떻게 250만 년 전에 화산활동으로 생긴 제주도에만 출현할 수 있는지가 지사학적인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주도 곶자왈을 뺀 다른 곳의 제주고사리삼은 모두 멸종했거나, 250만 년 동안 제주도에서 새로운 속이 생겨났다는 가설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선병윤 교수는 “제주도 내 골프장 건설로 자생지의 상당부분이 훼손됐지만 제주고사리삼은 자연유산, 지질공원과 함께 제주를 대표할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 선흘곶자왈 동백동산
약 1만년 전 형성된 용암대지 위에 뿌리내린 숲, 크고 작은 용암 덩어리와 나무, 덩굴식물이 뒤섞인 숲인 곶자왈지대이다.
난대상록활엽수의 천연림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아 지방기념물(제 10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2011년 곶자왈 내에 있는 동백동산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이 되고 2014년에는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 더불어 선흘1리는 마을 주민 스스로 주체적 프로그램 개발과 습지생태교육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생태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선흘곶 동백동산은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동산으로 불리고 있다. 동백동산에는 1월부터 6월까지 동백꽃을 볼 수 있는데, 동백동산의 동백나무 대부분은 꽃을 잘 피우지 않고, 피워봐야 몇 송이 정도이다. 왜냐하면 동백동산이 보호림으로 지정되고 벌목이 금지되면서 다른 나무들이 빠른 성장을 하는 동안, 성장이 더딘 동백나무가 해를 보기가 힘들어 빛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 위로만 향하게 되어 꽃을 피울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몇 송이 밖에 달고 있지 않지만 동백동산의 동백은 많은 꽃을 달고 있는 화려한 동백나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운치를 주고 있으며, 선흘곶 동백동산을 겸손하고 의미있게 지켜주고 있는 귀하고 사연있는 동백이다.
곶자왈 지형은 많은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고 그대로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 함양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지형이기도하다.
선흘곶자왈 지형은 동백동산에서 남쪽으로 약 7㎞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거문오름’이라는 화산체에서 약 30만년 전에서 10만년 전 사이에 화산활동에 의해 분출한 점성이 낮은 용암류가 지형이 낮은 이곳으로 흘러내려와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금이 가고 깨어져 엉성한 돌무더기 대지가 만들어진 곳이다.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식물이 뿌리내려 살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곶자왈을 이루게 된 것이다.
곶자왈지역이라고 하면 많은 양의 비가 내려도 바위 틈새로 물이 스며들어 잘 고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이곳 동백동산에는 소규모 습지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다른 곶자왈과의 차이점이다. 대부분 우기에만 물이 고이는 건습지이지만, 상시적으로 물이 고여있는 습지 또한 여러 곳에 분포하고 있다. 묽은 형태의 용암이 지형이 낮은 곳으로 흘러 내려오는 과정에서 물결모양의 용암대지가 형성되고, 오목하게 함몰된 낮은 지형에 빗물이 고여 습지로 형성된 것이 선흘곶자왈의 특징으로, 대표적으로 ‘먼물깍’ 습지와 ‘반못’ 습지가 있다.
먼물깍은 동백동산의 대표 습지다. 선흘1리와 동백동산 생명의 젖줄이라 할 큰 물이다. 울창한 숲길이 끝나고 하늘이 탁 트이며 나타나는 먼물깍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시원함과 평안함을 준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물이라는 뜻으로 ‘먼물’과 끄트머리를 이르는 제주어 ‘깍’이 합쳐진 것으로 ‘먼 곳 끄트머리에 있는 물’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선흘곶자왈에는 숲과 습지로 인해 식물은 물론 야생 동물의 안식처이다.
동백동산 내의 습지는 양서류의 산란장소와 파충류의 먹이공급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야생조류의 수분공급처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곶자왈 내 숲은 온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을뿐만 아니라, 새들의 먹이자원이 많아 야생조류의 번식공간으로도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동백동산은 동백나무 10만여 그루와 함께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 멸종위기식물인 제주고사리삼 지키기
제주고사리삼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희귀식물로, 2001년 제주 선흘곶자왈에서 뱔견됐다. 크기가 5센티미터 이내로 작아서 잎이 떨어지는 것과 같이 작은 환경변화로도 생육에 큰 영향을 받을 정도로 예민한 식물이다.
예민한 제주고사리삼이 자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은 용암이 흐르다 굳어진 제주 곶자왈 지대이다. 곶자왈의 습지에서 잘 자라고 특히, 여름에는 나무가 빛을 가려주고 겨울에는 해가 잘 비치는 곳에서만 자생한다. 그렇다고 자생지 주변의 나무가 너무 우거지거나 나무가 너무 없어도 제주고사리삼이 자생할 수 없기 때문에 제주고사리삼의 까다로운 생육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햇볕조절과 습지가 매우 중요하다.
동백동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지대이지만 꾸지뽕나무, 참느릅나무 등 낙엽이 지는 나무들도 많다. 제주고사리삼은 이들 낙엽이 지는 나무 아래서만 자란다. 거기다가 비가 온 뒤 물이 천천히 빠지는 곳이라야 한다.
여름내 눈에 띄지 않다가 한겨울에 파랗게 자라는 습성도 최근에야 존재가 밝혀지게 된 이유다.
한라수목원에서 증식을 맡고 있는 김대신 제주도 환경자원연구원 녹지연구사는 “포자를 발아시키려고 3년째 무진 애를 써봤지만 실패했고 대신 뿌리줄기를 잘라 조각마다 성체로 증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라수목원의 희귀식물증식장에는 제주고사리삼 500여 주가 증식되고 있다. 근경을 잘라내 증식시키는 방법은 포자를 통한 유성생식이 아니어서 종 다양성을 늘리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선흘1리, 세계자연유산한라산연구원,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가 주최가 되어 선흘곶 동백동산 선흘분교 학교림의 새로판물 습지 앞 숲에 제주고사리삼 복원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고사리삼 복원은 선흘곶 희귀식물 및 자생식물의 복원작업을 통해 식물종 다양성 보전에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마을이 자원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선흘1리에서는 이러한 식생의 보전을 위해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제주고사리삼을 캐릭터로 티셔츠와 문구류, 물병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 판매해 제주고사리삼 보전기금으로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