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고성농요 정기공연이 송학동고분군과 인근 현장공연답에서 펼쳐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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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한 번 펼 틈 없이 고단한 농사일 중에도 노래 한 자락에 실어 흥을 더하던 들소리가 고성벌에 가득 찼다. (사)국가무형문화재 제84-1호 고성농요보존회(회장 이도생)는 지난 19일 고성읍 송학동고분군과 인근 현장공연답에서 제36회 정기공연을 개최했다. 이도생 회장은 “고성지방 농민들은 힘든 일을 할 때 땀방울을 흘리며 고달픔을 농요를 부르면서 심신을 달래고 농요를 통해 단결심을 강조하며 일의 능률을 높여왔다”면서 “고성농민들의 생활감정이 젖어 넘치고, 향토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며, 투박하고 억센 경상도 특유의 음악성을 간직한 고성의 노래가 바로 고성농요”라고 말했다. 이어 “50여 년 전 김석명 보유자님이 농요를 채록할 당시만 해도 농업의 기계화는 먼 외국의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농촌은 기계화돼 체계적으로 농사를 지어 노동요라 할 것이 없다”면서 “바로 이것이 고성농요의 전승보전이 더욱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황대열 고성농요후원회장은 “고성은 가야시대 이미 왕국을 형성했던 문화와 전통의 지역이자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세계인이 주목하는 고장으로 거듭나게 될 자랑스러운 우리 고장”이라면서 “고성들녘에서 농민들이 땀 흘려 심은 모가 무럭무럭 자라는 지금 군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농요의 정기공연을 축하하고 올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후원회장은 “전수관 이전은 문화재청에서도 긍정적 답변을 받아왔고 고성군에서도 중기 재정계획에 이미 확정된 상태로 나머지 행정적인 절차와 군민의 관심만 모아진다면 어렵지 않으리라 본다”면서 “건물이 완성되면 군의 자산이 되는 것이니 군민들의 열정으로 고성농요 전수관 이전이 완성될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도충홍 고성문화원장은 “예전 같았으면 논마다 못줄을 따라 모심는 사람들이 부르는 흥겨운 농요가락이 질펀했을 텐데 요즘은 고성농요보존회 공연이 아니면 농요를 들을 수 없게 됐다”며 “식전공연을 하는 상리초 학생들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만의 소리인 고성농요의 맥을 잇기 위해 배우고 익히는 갸륵한 정신과 지도교사께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이번 정기공연은 징검다리교실(전수학교)로 고성농요를 배우고 있는 상리초등학교 학생들의 그간 갈고 닦은 농요 실력을 선보이는 무대에 이어 진주삼천포12차농악(국가무형문화재 제11-1호)의 신명나는 축하공연으로 정기공연의 막이 올랐다. 마당공연에서는 물레소리와 삼삼기소리, 보리타작소리 등 마당공연에 이어 인근 현장공연답으로 이동해 모찌기·모심는 소리, 논매기소리, 장원질(칭칭이)소리 등 고성농요의 다양한 들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마지막 무대는 소가야풍물단과 고성농요보존회, 관객이 하나가 되는 대동놀이 한마당이 펼쳐져 함께 어울려 신과 흥을 나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