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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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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벨
서장원(제2회 이형기디카시 시인문학상 대상)
기도의 문이 열리는
비상벨이다
나의 소원만큼 높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기도가 아닐까
사람들은 저마다 가치 있다 생각하는 것을 복주머니에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하는 삶속에 어느덧 종착역에 도달하는 것 같다. 내일 임종을 앞둔 사람도 온전한 정신만 있으면 기도하는 참선의 마음을 가진다. 이생에서 하고 싶었던 일을 다 이루지 못했다면 나의 후손들이라도 이루어 주기를 빌며 유언으로 까지 본인의 할 일을 끝내고 가는 사람들이 우리 인간들이 아닐까 싶다. 사월 초파일이 되면 작은 암자를 비롯하여 생전에 부처님을 배알 하지 않는 사람들도 복돈을 들고 부처님 앞에 등을 달아놓고 가족의 이름 한자 한자를 외우며 자신의 소원을 비손한다. 서장원시인 디카시<비상벨>에서는 ‘기도의 문이 열린다고’ 한다. 영상에서 보여주는 둥근 등은 부처님의 자애로운 마음을 보여주듯 이미 우리의 기도를 하늘까지 실어 날라놓는 듯하다. 얼마나 절박한가를 보여주는 순간적인 문장 “비상벨”이 울리는 곳에서는 소원이 안 이루어 질 리가 없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소원이 다르듯 우리들의 구부러진 삶을 비추는 것은 하늘 높이 매달아 놓은 등이라고 믿고 싶고 그 등으로 우리 삶의 지표를 가늠하게 하며 부족한 자신들을 채워갈 수 있는 용기의 불빛이라 믿고 싶은 것이다. 세상 어느 곳도 사각지대가 없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 둥글게 떠 있는 등을 매달지 않았을까? 푸른 하늘 한번 쳐다보고 나의 소원크기를 가늠하면서 너무 허황된 소원이 아닌 나의 마음전부를 통한 그 귀한 말씀이 담긴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붉은 비상벨이 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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