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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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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김윤영(디카시마니아)
원망과 두려움이 잡아당기고 있는걸까?
절대적 가치의 변명
굳게 닫힌 저 문 속의 비밀이 우리들은 매우 궁금하기까지 하다. 빗장까지 걸린 저 문안의 내면의 크기와 모양은 어떤 형태로 자리하고 있을지 괜스레 닫힌 문안을 기웃거려보기도 하는 것이다. 양방의 소통이 아닌 일방통로의 잠김이다. 처음부터는 아닐 것이다. 활짝 열렸을 문 안과 밖의 온도차 때문에 어느 쪽에서 먼저인지 몰라도 잠가버린 저 답답한 형상을 보는 우리를 마음 아프게 한다. 소통되지 않는 곳에서는 양쪽 다 상처로 남게 되는 것이기에.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켜켜이 쌓여가는 먼지와 벽의 두께 때문에 처음보다 더 삐꺽거리며 닫혀져 가는 것은 가벼운 공기조차 가두어 버리는 것이다. 우선 저 굳게 닫힌 빗장이 열리는 순간 모든 것이 환기되어 어떤 기류도 열림 앞에서는 막힘이 먼저 쓰러지는 법이다. 김윤영 시인의 디카시 <소통>은 “원망과 두려움이 잡아당기고 있는 것이라” 보고 있다. 우선 원망스러운 마음에서 본다면 ‘너 때문’이라는, 상대로부터 자신을 들여다보는 행동이 빚어낸 오류일 것이다. 스스로 빗장을 걸고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굳은 고집이 기름덩어리처럼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혼자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원망과 두려움으로 갇혀버린 문, 그 빗장의 열쇠는 이해와 용서이다. 환기된 이쪽과 저쪽은 고여 있지 않는 흐름이다. 그 순간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신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눈에 문은 보이지 않았던 그 문은 내가 들어가기 위해 빗장을 풀고 늘 열려있었던 것인 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