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만발한 곳에 오래 머물렀으면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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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후반부, 뇌졸중이 걸린 여 주인공이 집 반대 방향으로 하염없이 걸어갔다. 그 모습이 왜 그리 처연하던지 울컥했다. 어느 해 겨울, 이웃 마을 치노인이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사고를 당했던 아픈 기억이 순간 겹쳤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하려던 말을 잊어버린 듯 문장을 끝맺지 못하고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치매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해 대선과정에서도 건강문제를 지적 받았는가 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치매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지도자들 가운데 치매를 앓은 사람으로는 영조, 미국의 윌슨, 루즈벨트, 레이건 대통령, 영국의 처칠과 대처 수상을 들 수 있다. 일례를 보더라도 치매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인 것이다. 나이 듦도 있지만 몇 차례 치매파트너 교육을 받으면서 치매는 곧 나의 관심사가 됐다. 관련 자료를 찾으러 도서관에 들렀는데 마침 5월과 6월의 추천도서로 치매관련 책을 소개하여 따로 정리해 두었다. 주제는 ‘몰랐던, 그래서 알아야 할’ 이라는 치매 바로 알기이다. 선정된 책은 제목이 다를 뿐 내용의 중심은 한결같이 ‘치매,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예약된 손님이지만 ‘예방과 조기 발견이 치매치료의 가장 좋은 시작이다.’를 강조했다. 따라서 뇌세포 혈류 촉진을 위해서는 운동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매일 진땀이 나게 운동을 하면 치매를 100%를 예방할 수 있고, 매일 3㎞이상 걸으면 70%를 예방할 수 있단다. 즉 부지런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면 치매를 벗어나 잘 살 수 있다고 하여 새겨두었다. 현재 치매 환자는 전 세계에서 4초마다 한 명씩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국민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25년이면 한국의 치매노인이 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과거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기에는 중장년기에 죽는 이들이 많았기에 지금보다 치매환자를 보기가 쉽지는 않았다. 즉 치매유전자가 나타나기 전에 사고나 감염 등으로 사망해 치매 유전자는 인류의 몸 안에서 나타나지 않고 숨어 있었다는 추정이다. 치매는 지능․의지․기억 등 정신적인 능력이 현저하게 감퇴한 것이다. 다른 질환과 달리 환자 본인의 인간존엄성도 무너지고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뿐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고통 받는 질환이다.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관리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정부는 치매에 걸려도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나라를 위해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했다. 따라서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를 설립하여 치매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오고 있다. 그래서 치매안심센터는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치매국가책임제의 중추 사업이다. 여기서 잠깐 세계 여러 나라의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 자료를 참고해본다. 먼저, 영국은 국가가 국민의 보건을 100% 책임지는 국가보건서비스(NHS)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가차원에서 ‘치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이다. 캐머런 전 총리는 영국을 위기로 빠뜨리고 ‘인류의 주적이 된 병’은 바로 치매라고 했다. 아울러 치매정복을 위한 연구와 환자 관리를 국가의 최우선 정책 중 하나로 선포했다. 그리고 암과 에이즈 극복 노력을 이제 치매 극복 노력으로 돌려야 한다며 치매 신약 개발비를 증액했다. 다음은 일본, 세계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치매환자수도 급증하고 있다. 해결 방안으로 치매환자에 대한 종합정책인 ‘오렌지 플랜’을 기획하여 보건, 복지 분야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치매퇴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치매를 ‘법’으로 제정해 보호하는 미국은 치매대응에 있어서도 선진국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매년 치매 예방과 극복을 위해 연구 사업에 안정적으로 배정하면서 빅 데이트로 국가치매관리계획을 다각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로 치매 대응 전략에 나서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 의료진에게 뇌세포지도개발을 독려했다. 이렇듯 세계 각국은 치매예방에 국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한편, 치매인식개선과 치매극복캠페인 확산을 위한 목적으로 치매극복걷기행사(4.14~4.28 2주간)를 주관했던 고성군치매안심센터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지역주민의 건강한 삶과 치매예방을 위해 각종 홍보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상담과 검진으로 치매조기예방, 조기발견, 단계별 관리 등 치매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증상을 신속히 파악한 뒤 상태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건강한 노인은 치매에 걸리지 않게 예방하고 치매환자는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치매예방과 인지강화를 위해 기억새김 쉼터 프로그램을 연중 무료 재공하고 있다. 교육은 인지중재치료(기억 채움), 음악치료(민요 우쿨렐레), 운동치료 (벨런스워킹PT) 작업치료 (인지재활), 원예치료, 미술치료 등이다. 대상은 치매진단자 중 장기요양서비스 미이용자, 등급대기자 및 치매선별 검사상인지저하자, 경도인지장애자이다. 또 치매환자 실종 예방 사업으로 배회인식표, 배회감지기 보급, 지문사전등록 서비스와 가족지원 프로그램으로 가족교실 ‘헤아림’을 운영하고, 군민을 대상으로 치매파트너교육을 병행하고 있는데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그 밖에 올해의 특화사업으로 ‘나도 바리스타 파티쉐’와 ‘시니어 모델 체험하기’ 프로그램을 개강했다. 스마트 폰 사진 촬영기법 익히기와 커피 뽑는 법과 제과제빵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행위 즉 교육이 인간의 인지기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의학계치매연구자들에 의하면 치매를 정복할 수 있는 질병으로 보고 있다. 노화나 유전이 아니라 생활 습관 병으로 암처럼 치매도 20년 내에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 한다. 그렇지만 치매는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검진을 통한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여 지적 기능의 꽃이 만발한 곳에 오래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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