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길은 없을까?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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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유스호스텔 건립이 5월에 시작된다. 행정은 신월리 일원에 사업비 240억 원을 투자한 호텔급 시설을 지어, 스포츠 마케팅을 비롯하여 각종 회의나 학술 대회를 유치하는 마이스(MICE)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유스호스텔 건립 계획을 발표하였다. 총면적 1천700㎡에 2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 시설과 약 3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회의장을 갖춘 규모라고 하니, 체육, 문화, 경제 등 지역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으리라고 미루어 짐작된다. 변방 도시 고성을 널리 알리고, 낙후된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생각해볼 때 바람직한 뉴딜 프로젝트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할까? 착공도 하기 전에 들려오는 이런저런 잡음이 듣기에 불편하다. 우선, 하이화력발전소(GGP)의 협력기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꺼림칙하다. 발전소와 인근 주민들 간의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의 피해 민원을 무시하며 시설 가동을 서두르는 발전소의 횡포는 안하무인이다. 순수한 의미에서 주는 돈이면 고맙게 받겠지만, 공해를 만들어내는 발전소 건립의 대가로, 그리고 갈등과 대립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받는 돈은 떳떳하지 못하다. 더구나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써야 할 기금을 유스호스텔 건립에 사용한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다. 다음은 매번 말썽이 되는 행정의 의회 무시 행위이다. 시설 건립지가 군유지인 만큼 착공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아울러 GGP에서 건물을 지어 기부채납을 받는 형식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기부약정서를 받아 의회에 제출함이 순리이다. 그러나 행정은 사업의 규모나 진행을 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테두리 안에서 교묘하게 진행하면서 애써 의회의 역할을 배제하고 있다. 그러다가 금전적 지원이 필요할 때면 슬그머니 청구서를 내민다. 의회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행정의 독주를 보면서도, 문제를 제기하면 행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말이 나올 것이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판이다. 유스호스텔의 운영 경비도 고민해야 할 일이다. 행정과 숙박업계가 내놓은 손익계산서의 차이가 너무 크다. 행정은 연 3천600만 원의 흑자를 예상하지만, 숙박업계는 연간 13억 원 이상의 적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금전적 간격은 투숙률의 차이에서 온다. 숙박업계가 예상하는 투숙률은 32%인데 비해 행정은 58%로 보고 있어 현저한 차이가 난다. 시설 운영의 손익계산은 경영에서 나오는 직접적 수익만 가지고 따질 일은 아니다. 숙박업계에서는 유스호스텔의 투숙률이 32%라고 하지만 전국 평균일 뿐, 특화된 유스호스텔은 그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경우는 투숙객에 대한 특혜가 많아 50%를 상위하는 유스호스텔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비교적 싼 이용료 등으로 인하여 적자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직접 수익은 적자이더라도 주변 지역의 상권이 살아나면서 생기는 간접 수익까지 합산해야 비로소 올바른 손익계산서가 나온다. 그러므로 시설 운영에서 생기는 적자만으로는 유스호스텔 건립에 반대할 명분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만에 하나, 숙박업계의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매년 13억 원 이상의 부족분을 군비로 충당해야 하는 고성군으로서는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유스호스텔 건립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시설을 운영하지 않아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그저 예측은 말 그대로 예측으로 끝나기를 빌 뿐이다. 시설 건립을 앞두고 행정과 숙박업계와의 갈등이 심각하여 걱정스럽다. 우리 지역에는 52개의 모텔급 이상의 숙박업소가 있다. 물론 대규모 인원을 한 곳에 숙박시킬 수 있는 곳은 없지만, 행정에서 예상하는 인원 정도는 분산하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전지훈련이나 체육대회가 연중 계속 열리는 것도 아닐뿐더러, 전국 단위의 대형 행사가 자주 개최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행정의 뜻대로 기존 숙박업소의 숙박률을 충족시키고도 시설이 모자랄 정도의 손님을 유치할 수만 있다면 유스호스텔은 몇 개를 지어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숙박업계의 예언대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이다. 숙박업계에서는 기존 숙박업소의 피해와 더불어 시설 운영에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유스호스텔 건립 취소를 요구했지만, 행정은 경영의 성공뿐만 아니라 기존의 숙박업계와 상생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자업자득이라고 할까? 이미 행정은 몇 번이나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로 불신의 벽을 스스로 쌓았다. 애초 고성군의 예산 투입 없이 GGP에서 받는 돈 100억으로 건립하겠다고 발표를 했다가, 이후 170억으로 증가하더니, 지금은 군비를 추가하여 240억 원이라는 건립 예산서를 내놓았다. 그것으로 끝이면 좋으련만, 땅을 파고 건물을 올리는 일은 알 수가 없어서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금액이 적힌 청구서를 주민들 앞에 내놓을지 알 수 없다. 그런 터에 상생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행정을 어떻게 믿으랴? 행정과 숙박업계 간 생각의 간격은 크다. 행정은 목적 달성을 위해 건립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고, 숙박업계는 건립을 취소하라는 것이다. 유스호스텔 건립은 숙박업계에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다. 그러지 않아도 투숙률이 낮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유스호스텔이 건립되면 폐업을 하는 업소가 다수 생길 것이다. 이처럼 숙박업계로 봐서는 절실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유스호스텔의 설립을 찬성하는 행정이나 일부 주민들의 시각에서는 숙박업계의 행위를 집단이기주의로 보는 경향도 있다. 그러기에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누가 더 객관적 증빙 자료로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느냐가 명분 싸움에서 선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스호스텔 건립에 대한 갈등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주민들의 무관심이다. 처음에 찬반 갈등이 불거져 나올 때만 해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사안을 바라보던 주민들이 이제는 남의 일 보듯 한다. 내 코가 석 자라고 자신의 앞가림도 못 하는 세상이다 보니 유스호스텔이 들어서든 숙박업이 망하든 관심이 없다. 그렇긴 하다. 환경 문제는 발전소 인근 지역의 일이고, 대가저수지의 낚시 금지는 낚시꾼들의 관심일 뿐이다. 문화예술회관 건립도 관계자들의 일일 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사람들의 넋두리로 들린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이 어디 나 혼자 사는 곳인가? 사회라는 말 자체가 사람이 모여 산다는 뜻이 아니던가? 숙박업계가 몰락한다면 도미노처럼 그들과 이웃한 평범한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지역 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이 뻔하다. 상생의 마음이 없으면 우리 모두 무너질 수밖에 없다. 행정과 숙박업계가 한자리에 앉아 상생의 길을 찾으면 좋겠다. 의회는 주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주민을 대신하여 경우를 따지고, 잘못이 있으면 회초리를 들고 호되게 꾸중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 역시 남의 일인 양 넘겨보지 말고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만 관계 기관과 단체에서 허튼짓을 하지 못한다. 우리 모두, 상생의 방법이 나올 때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찾아보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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