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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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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박문희(디카시마니아)
뜬구름 같이만 느껴지던 호기에 찬 그 말 사랑이었다
구름 많은 날 뜬금없이 생각나는 그 말 여전히 사랑이다
우리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랑이란 말이 아닐까?
젊은 남녀들이 손만 잡고 있어도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저렇게 좋을까? 예쁜 사랑은 결혼으로 이어져 부부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우리가 지나 온 그 길을 돌아보면 나도 저런 때가 있었던가? 하는 가물거리는 기억을 찾게 된다. 하얀 거짓말일지라도 “사랑해” “당신을 만나기 위해 난 태어났나봐” 라는 그 달콤한 말은 버거운 일상의 고단함도 녹여버리는 묘약이다. 박문희 시인 디카시 <부부>에서 “뜬구름 같은 호기에 찬 말이 사랑이며 또한 뜬금없이 생각나게 하는 말이 사랑이다”라고 한다. 부부는 살면서 같은 길을 나란히 걷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남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평생 귀한 인연으로 살아갈 수 있는 관계가 또한 부부가 아닐까 싶다. 늘 제자리에 있는 그 사람, 그 자리를 지켜주는 고마움을 매번 잊고 사는 우리들이다.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을 미안하고 쑥스러워서 내뱉지 못했다면 오늘 한번 용기내어 가슴 밖으로 끄집어 내보는 것은 어떨까? 매번 행복할 수 없었지만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서 할 수 있었던 추억들이 있었고 전광석화처럼 빠른 세월 속에서도 나의 옆을 채워준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 내가 있지 않은가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랑, 그 흔한 사랑이 아니라 내게 온 따뜻한 사랑이 부부의 이름이라 명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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