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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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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김민지(소가야시조문학회장)
사소한 일에도
가시를 세우는 일이 많아졌다
예민함이 일상이 된 우리들
인스턴트 음식의 편리함에 익숙한 우리는 여유를 잊고 산 지 오래다. 슬로우 푸드의 중요성을 알지만 음식에서조차 빨리 빨리를 고집하는 우리들. 기다리는 일에는 이미 지쳐있는 상태로 사소한 일이지만 곳곳에서 가시처럼 날카로운 하루를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도 말끝마다 퉁명한 어조로 몇 마디 남기고 자신의 방문을 닫아버린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른 채 칼날처럼 예리하게 세운 말들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다. 필자인 나도 그렇다. 많은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두 번 세 번 반복하여 말을 하게 되면 전후 사정보다는 나의 입지부터 굳히며 다소 짜증 섞인 퉁명한 말투가 먼저 앞선다. 김민지 시인 디카시 <고슴도치> 두 문장에서 눈길이 멈추고 섰다. ‘분명 사소한 일에도 가시를 세우는 일이 많아졌다’라고 한다. 처음부터 저러지 않았을 우리들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온종일 짜증을 내는 일이 우리들의 다반사가 되어버렸다. 조금만 더 느림걸음으로 ‘나는 이럴 때 어떤 모습인가’를 비추어본다면 일상성과 본래성 사이에서 화로 꽉 찬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혼돈의 심연에서 이성과 감정, 의미와 무의미, 가치와 반가치 등으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심중에서 화를 빼내는 반복된 습관만이 이런 우치한 행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직선보다 때로는 곡선이 아름다운 것처럼 훨씬 부드러워진 자신을 통해 따뜻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쁨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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