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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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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핀꽃
이시향(디카시마니아)
계절 따라
피고 지고 피고 지는 꽃 많은데
내 마음에 한 번 핀 당신
지워지질 않네요.
*박태기꽃
사랑의 길목에서 겪는 이야기
우리의 마음 밭에는 자신이 가꾸고 싶은 나무와 자신도 모르게 자리를 내어준 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그 나무들이 피워낸 꽃향기에 취해버린 이시향 시인은 ‘내 마음에 한 번 핀 당신 지워지질 않네요’. 라고 말한다. 이미 들어와 버린 사랑의 나무에 갓 피워낸 꽃을 잊을 수 없다는 말이다. 세상 다 변해도 내 사랑은 영원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느껴진다. 때로는 그 사랑이 아픔이 될지언정 문정희 시인의 <비망록>에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라는 싯구가 있다. 내 눈에 익은 별 속에 박힌 그 지리한 사랑이 이제는 그 별 때문에 아프고 힘든 것이 사랑이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지리한 사랑을 우리들은 간절히 원한다. 이해로 포획되지 않는 탄성적인 사랑일지라도 사랑이란 것은 묘해서 가꾸지 않으면 금방 시들어버리는 꽃과 같은 습성을 지닌 탓에 그 참 된 사랑을 얻기 위해 따르는 고통을 참아야 하는 것처럼 오늘 내 가슴에 심어진 박태기꽃 나무에 마르지 않는 꽃잎을 피우기 위해 나의 사랑의 깊이를 더듬어보는 순간, 나는 이 세상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어있는 것이다. 사랑, 그 자체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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