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스님 화엄세계 담은 작품 고미술품 “고성에 기증하겠다”
전시시설과 환경 갖춘 전시관에 기증 의사
금분화 몽유극락도, 천추태후 일대기 눈길
국내외 문화재급 가치 지닌 고미술품도 다수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30일
한 노승이 그동안 자신이 그리고 수집해 1만여 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고향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화제다. 구만면 출신 금산스님은 “일본에서 성장기는 했으나 내 고향은 구만면이며, 고향으로 돌아와 작품활동을 하면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고성에 기증하고 싶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면서 “제대로 된 전시시설을 갖춘 박물관이나 전시관이 있다면 언제든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금산스님은 속랍 80세인 지금도 구만면사무소 인근에서 사군자나 모란, 불화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구만의 거주지 외에도 회화면 배둔 고성고 인근에 작업실을 마련해두고 불심을 가득 담아 난을 치고 모란을 피운다. 금산스님은 1958년 경봉큰스님 문하로 양산 통도사에 입산 득도한 후 고당(박생강)스님으로부터 단청을 사사받았다. 1960년대부터 동양화로 작품활동을 펼쳐온 금산스님은 달마도, 산수화, 목련화와 난초화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스님의 작품 중 검은 바탕에 반짝이는 금가루를 물감으로 사용해 그린 몽유극락도, 열폭의 병풍에 그린 천추태후의 일대기 은분화는 압권이다. 특히 금․은분화 작품은 일반 작품과 달리 작업기간이 오래 걸려 더욱 귀한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중국의 귀빈들에게 선물로 전달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도예에도 조예가 깊은 스님은 구만막사발과 달항아리를 직접 빚기도 했다. 현재까지 불교와 예술을 함께 담아낸 서화나 도예, 서각작품은 5천여 점에 이른다. 부산 한사랑화랑에서 불교미술 만다라전은 물론 서울 인사동 청문화랑에서 산수화전, 마산 동서화랑에서 동양화전을 개최하는 등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선보여왔다. 자신은 가진 것이 없을지언정 늘 사부대중을 위한 따뜻한 정과 사랑 나눔을 실천해온 스님은 달마도의 대가로 정평이 나있다. 항상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2011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31회 金山 큰是님의 이뭣꼬’ 자선 초대전은 물론 서울과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불우한 청소년, 소년소녀가장돕기 자선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에는 고성문화의집에서 동양화전 자선전을 갖기도 했다. 무술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스님은 SBS에서 방영된 여인천하 등 다수의 사극에서 무승으로 출연하기도 하고, 무술감독 등으로 제작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대한불무도협회 기술고문을 맡는 등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금산스님은 “사람이 가장 아래에 위치한다”면서 “목탁치는 스님이 있나 하면 요령을 흔드는 스님도 있고 나는 붓을 흔드는 것이며 목적은 결국 화엄세계를 선보이고자 함이니 이를 고성군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금산스님은 국내는 물론 중국 등을 오가며 도자기와 그림 등을 수집해왔다. 현재 보유한 고미술품이나 골동품 중에는 억대의 가치를 가진 작품들이 다수 있다. 현재는 구만면과 회화면의 개인화랑에 보관 중인 고미술품만 수천 점이며 이 중에는 문화재급 가치를 가진 작품도 많다. 때문에 스님은 현재 거주하는 공간 주변에 CCTV를 달아 도난 등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전시공간이 마련된다면 안심하고 기증할 수 있으니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스님은 “올바른 전시공간만 마련된다면 혼을 담아낸 제 작품들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모인 문화재 수준의 작품들을 기꺼이 기증하겠다”면서 “고성군에서 관심을 갖고 고성군내 미술인들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전시관을 마련한다면 불교미술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스님의 작품활동을 지켜본 지인들은 “그동안 수집해온 고미술품도 그렇지만 스님이 직접 그리고 제작한 작품들도 예사로운 것이 없으니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전시공간 마련에 나선다면 고성의 문화예술 수준을 높일 가치있는 상설전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과 군민의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30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