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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일구는 농사꾼 이윤석의 삶과 춤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총서 시리즈
첫 번째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 발간
고성오광대 예능보유자 이윤석 평전, 무보 수록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23일
ⓒ 고성신문
보리밟기철이면 고성은 해치가 한창이었다. 겨우내 조용히 살았으니 해치와 함께 기지개를 켜고 일년 농사를 시작했다. TV는 한 동네에 한 대 있을까 말까
한 시절이었으니 메구패의 등장은 연중 최고 재미있는 오락이자 구경거리였다. 신명나는 메구패 틈에 어린 이윤석도 껴있었다. 흥이 넘쳤다. 어쩌면 태생부터 빚과 같았던 삶의 무거움을 풀어놓는 그만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내로라 하는 춤꾼들 사이에서도 명무로 가장 먼저 꼽히는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문화유산 총서 시리즈 1 / 문보재 / 저자 방영선·성지혜)
한국문화재재단은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의 후원으로 예능보유자의 삶과 예술을 담은 문화유산 총서 시리즈 첫 번째로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보존회 예능보유자 이윤석 선생의 삶을 담은 책을 펼쳐냈다.
마암면 도전리 명송마을에서 나고 자란 이윤석은 바닥들이 놀이터였고 직장이었다. 메구패를 쫓아다니던 소년 이윤석은 스무살에 거류면 용산 딸부잣집 셋째딸 조용순에게 장가를 들었다. 신부 얼굴도 한 번 못보고 결혼하는 것이 마뜩찮아 도망도 다녔다. 마음 잡고 결혼해 아이 둘을 낳아놓고 군대를 다녀와선 고성오광대와 평생 끊지 못할 인연을 맺었다. 막걸리주전자를 들고 오광대를 따라다녔다. 잔심부름도 도맡았다. 그래도 마냥 즐거웠다.
천직은 농사꾼이라, 서울에 공연하러 갔다가도 쑥쑥 자랄 작물들이 걱정돼 무대에서 내려오면 바람처럼 내달려 바닥들로 향했다.
일흔이 넘어서도 청년처럼 들판을 일구고 춤판을 벌이는 그는 ‘농사짓는 춤꾼’이 아니라 ‘춤추는 농사꾼’이다. 탈 속에 감춰진 그의 모습을 찾아낸 이는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이었다. 1998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명무초청공연에서 이윤석 선생은 말뚝이탈 대신 맨얼굴로 무대에 섰다. 고성춤의 백미, 덧배기춤이었다. 즉흥적으로 추는 춤이라 리허설과 본무대조차 다르다.
덧배기 춤사위는 막힘 없다. 땅으로 꺼지는 듯하던 몸은 순간 날아오르며 허공에서 유려하고 힘찬 선을 그린다. 돌려 표현하지 않아 고성스럽고, 손발은 이슬을 털어내듯 가볍고도 시원하니 농사꾼다운 춤이다. 이윤석 선생의 춤에는 고성땅의 운기와 풍광, 고성사람들의 땀내 나는 삶과 평생을 일군 흙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다.
‘춤추는 농사꾼 이윤석’에는 명무 이윤석의 삶과 고뇌와 신념과 춤이 담겨있다. 책의 뒤에는 보통의 평전과 달리 춤꾼 성지혜 공동저자가 굿거리장단을 3분박 4박자, 총 열두 컷으로 나누어 고성오광대 이윤석의 덧배기 춤을 세밀하게 채보해 실어 특별함을 더한다. 책은 다음 주 중으로 시중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구입 문의는 한국문화재재단 홍보팀(02-2270-1203)으로 하면 된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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