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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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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의 길
류연미(디카시마니아)
간이역 어디쯤에서 시를 만나고
그것이 삶이 되었다
발효되지 못해 돌에 새긴 아픔 같은 것,
피우지 못하고 죽은 화초 같은 것
아직은 미완성 나의 화단이여
피우다 만 꽃들을 안고 사는 우리들
우리들 가슴속에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글로써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들이 있어 좋은 문장을 만나면 따라 써보기도 하고 오래도록 그 문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낭독하기도 한다. 언어가 주는 힘과 문장이 만들어 내는 사유체제는 인류문명의 방향점을 제시하기도 하는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글 쓰는 사람들을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인’은 자기 자신과의 거리에서 타자를 화자로 만들어 마치 자신의 소리를 다른 사람 소리인양 새로운 문장으로 낯선 이미지의 형식을 갖춘 복합체제의 글을 만들어 새로운 세상을 열어 놓기도 하기 때문이다. 류연미 시인은 영상에서 보여주는 화단의 여러 모양들이 글쓴이의 시의 길이라 말하는 것처럼 늘 허기진 언어의 존재를 말하고 있다. 시의 길에서 “피우지 못하고 죽은 화초 같은 것, 아직은 미완성 나의 화단이여”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 류 시인은 많은 습작을 통해 이미 시인의 길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문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시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우리들도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 좋은 문장을 많이 접하다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글로써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자신의 마음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글로써 표현 해보면 처음에는 어색한 문장들이 나와 마치 죽은 화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많은 습작을 통해 새로운 씨앗의 아름다운 꽃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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