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문화예술회관 건립 공론화에 대한 소고(小考)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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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신문 2021년 4월 9일자 4면 ‘고성문화예술회관 건립 의견 분분’을 읽고 필자의 소회를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고성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대하여 군의회서 제안이 있었다는 것에 필자는 하늘에 무지개를 바라보듯 가슴이 설레는 것은 왜일까? 고성 예술인총연합회를 구성하고 있는 6개 지부가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이 연민에 더하여 측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고성 문인협회는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새가 둥지를 걱정하듯 마음 놓고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늘 떠돌이 신세였다. 지금 우리 문협이 사무실로 쓰고 있는 곳도 지하실로 장마철이면 고무다라이를 받쳐놓고 불침번을 서고 있다. 할 수 없이 고심 끝에 문협 72년 유산을 지켜야 한다고 어느 건물에 짐의 일부를 옮겨놓기는 했지만 언제 또 비켜주어야 할지 모른다. 필자는 고성문화예술회관 건립과 관련하여 두 번의 추억이 있다. 한 번은 이군현 국회의원 사모님과 서외 오거리 카페 수수꽃다리에서 회동이었고, 또 한 번은 도지사 후보이던 김경수 사모님과 예총 사무실에서 만남이었다. 그 당시 우리 예술인들은 경남 17개 시·군에 다 있는 문화예술회관 건립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주장하였고, 특혜가 아닌 형평성 차원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두 분도 공감하며 꼭 국회의원과 후보자에게 전달하여 숙원사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을 보면 전달이 되지 않았거나, 우리의 절실한 염원에 대한 가벼운 생각 또는 문화예술에 대한 깊은 인식의 부재, 뭐 이런 사고가 존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정치인들이 비가 온다고 하면 반듯이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라고.’ 고성의 현대문학이 1949년 태동하여 한국전쟁을 거치며 휴면기, 도약기, 안정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창작의욕은 어느 타 시·군에 못지않게 활발하여 선배 문인들이 고성의 혼을 담은 우수한 작품들을 발표하여 한국문단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를 식민지 인도와 바꾸지 않겠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오늘을 사랑하라」 시로 잘 알려진 영국의 평론가이자 역사가인 토머스 칼라일도 그의 저서 『영웅숭배론』에서 셰익스피어와 인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인도를 포기하고 셰익스피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말은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예찬하고 영국인들의 자부심을 강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문학이 우리 인간에게 있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편 문학의 가치를 과대평가하여 인도라는 거대 문명을 일개 극작가와 바꾸지 않겠다는 제국주의 영국인의 오만과 편견은 따로 논하여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셰익스피어 고향 마을인 영국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 매년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고 하니 그가 남긴 문학적 유산에 더 주석을 붙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금 우리는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가 서로 충돌하는 혼돈의 삶을 살고 있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사랑하며 간절하게 살고 싶은 우리에게 코로나19의 재앙은 우리의 정신적인 타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름답다, 신비롭다, 황홀하다. 이런 언어가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늘 꽃을 피울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 우리 문학인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 글이 지금 고성에서 불을 지피고 있는 고성문화예술회관 건립 추진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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