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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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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
이도윤
2021년 제2회 뉴스N제주 신춘문예 디카시 당선작
뒷머리에 까치집을 짓고도
지각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데
문득, 이 아침이 아프다.
아침이 주는 난제들이 그리운 오늘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아침은 새로운 하루를 여는 행복이라고 말하지만 뜨이지 않는 졸음의 눈을 뜨고자 애쓰는 사람들 아침은 참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그 분주한 아침 일상들이 그대로 사라져가는 것 같다. 팬데믹과 경기악화로 스톱이 된 것 같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정체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사로운 것들이 특별하게 바뀐 세상이 된 것이다. 이도윤의 <무급휴직> 읽었을 때 우리의 옛 일상이 그대로 재현되어 아침밥을 거르는 일은 다반사로 까치집을 짓고도 학교와 직장으로 뛰어가는 사람들, 거울 볼 10분의 시간도 부족한 아침이 아니었던가? 그 풍요로운 일상들이 송두리째 빼앗긴 채 재택근무와 비대면으로 직장과 학교가 가정으로 들어와 버린 지금을 이도윤 씨는 “문득, 이 아침이 아프다”고 말한다. 힘들어서 아픈 것이 아니고 피곤해서 뜨이지 않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출근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막연히 눈을 뜨고도 갈 곳이 없는 이 아침이 아픈 것이다. 어떻게 헤쳐 나갈지 모르는 암담한 시간들이 우리 가슴속에서 갇혀버렸다. 거리두기로 1.5단계를 거쳐 2단계에서 3단계를 걱정해야 하는 그런 시간 속에서 우리는 분주했던 일상들을 차분히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까치집을 짓고 덜 마른 머리로 뛰어다니던 피곤함이 깃든 힘든 아침이 주는 하루의 행복을 기억하면서 언젠가 다시 올 그날을 선물로 받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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