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고성신문 |
|
검은 눈물
김병수(디카시마니아)
집안에 장정 없이 한겨울 보내야
했던 어머니
나뭇간 한가득 채워놓으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겠다며
속으로 꾹꾹 삼키던 그 눈물
그때 그 시절이 있었지
이제 시골에서나 볼 듯한 연탄은 이제 새로운 문명의 뒤안길에서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연탄이 되었다. 우리 어머니들은 밤새 한번 내지 두 번의 잠을 털고 나와 꽉 낀 연탄을 부지깽이로 두들겨 분리시킨 뒤 윗면의 연탄은 아랫볼로, 까만색 새 연탄을 윗볼로 앉혀 밤새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 쓰셨다. 가족들의 온기를 책임졌던 어머니와 연탄은 겨울 내내 친밀한 관계였고 나무 땔감에서 벗어나 편리했던 연탄을 어머니는 더 소중하게 다루었다. 또한 리어카에 실린 연탄을 배달하는 익숙한 그림에서는 좁은 고갯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힘든 시대의 산물이었다. 필자의 집에서도 월급쟁이 아버지께서 겨울이 되면 연탄 100장부터 들여놓고 안심하시던 모습이 어제처럼 느껴진다. 김병수 시인의 디카시 <검은 눈물>의 작품 속 “집안에 장정 없이 한겨울 보내야” “속으로 꾹꾹 삼키던 그 눈물” 이라는 부분에서 검은 눈물 속에 연탄을 고스란히 내어 놓은 화자의 심정이 느껴진다. 행복해서 울었고 고마워서 울었고 가난해서 울었던 그 연탄이 살아서 뚜벅거리며 22구멍의 얼굴로 찾아오는 듯하여 그때의 향수에 젖고 싶은 사람들의 감성을 깨우는 것 같다. 지금은 가스, 전기 인덕션에 밀려난 연탄이지만 분명 우리가 살았던 시대를 상징하는 검은 눈물의 흔적임에 틀림없다. 오늘 그 옛날 따뜻했던 연탄위에 소금 훌훌 뿌려 구어 주셨던 어머니의 맛있는 갈치구이가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