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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행복해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봉사입니다”

어르신 생신상 차리기 봉사 칭송
직접 음식 장만하고 잔치 벌여
부모님 생각에 봉사하며 활력 얻어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18일
ⓒ 고성신문
코로나19는 참 많은 것을 바꿔놨다. 특히나 홀로 사는 어르신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었다는 소식만 들리면 경로당도 못가고, 대처에 나간 자식들과 전화로만 겨우 연락하니 외로움이 점점 더 커져간다. 지난 명절에도 혹시나 자식들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찾을까 봐 오지 말라고 말려야 했다. 생일상을 받아본 지도 이미 오래다.
“생신상 앞에 앉은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그렇게 풍족해질 수가 없어요. 돈이 많아야만 나눌 수 있나요? 이렇게 손 조금 더 가면 훨씬 행복해지는 걸요. 이게 사는 즐거움이구나 싶죠.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봉사가 진짜 봉사일까요? 내가 재미 없으면 봉사할 수 없어요. 무작정 베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것이 제가 봉사하는 이유입니다.”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고성군지회 이경숙 여성회장은 지역 어르신들의 생일상을 챙기기 시작했다. 도에서 얼마 간의 보조금을 받는다지만 어르신들의 생신상을 차려내기에는 부족하다. 지난해 떡국을 팔아 회비도 조금 만들었다. 돈도 돈이지만 음식을 모두 사서 차리기만 하면 그게 즐거운 봉사가 맞을까 생각하니 그도 아니었다.
그래서 회원들과 의논해 음식을 직접 장만하기로 했다. 회원들이 직접 생선을 찌고 잡채와 나물을 무쳤다. 마침 솜씨 좋은 회원이 있어 수박을 깎는 일까지도 직접 했다. 사는 거라곤 떡뿐이었다. 직접 한 음식이니 어르신들의 입맛에도 딱이다.
“이왕 상을 차려드릴 거라면 옛날 어머니 세대처럼 동네 잔치 한 번 벌여보자 싶었어요. 조를 짜서 음식을 준비했는데 회원들도 흔쾌히 참여해줬어요. 지난해에도 했는데 올해 또 해달라는 동네도 많았습니다. 다들 내 어머니라 생각하면 상차림이 즐겁지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더 많은 어르신을 찾아뵙지 못한 게 아쉬워요.”
이경숙 회장은 구만면 출신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젊은 시절에는 서울에서 잠시 살기도 했다. 그런데 도시살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향수병이 깊어졌다. 다시 고성으로 돌아오니 이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다 싶었다.
13년 전 처음 바르게살기운동 고성군협의회에 발을 들였다. 친구 몇 명과 함께 가볍게 시작한 봉사가 어느새 일상의 활력소가 됐다. 내 지역 일에 내 손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 아주 즐거웠다. 그렇게 세월을 지나다 보니 엉겁결에 바르게살기운동 고성군협의회 여성회장까지 덜컥 맡게 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예정돼있던 공룡엑스포를 치르지 못했어요. 그게 참 아쉬워요. 바르게살기에는 저보다 더 오래 봉사하신 선배님들이 많습니다. 제가 늘 선배님들께 그래요. 절대 나가지 말고 자리를 지켜달라고. 선배님들이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시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어르신 생신상 차리기 행사를 치를 때면 늘 친정부모님이 생각난다. 두 분 모두 연세가 든 후에는 요양원에 오래 계셨다.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니는 일은 이 회장의 몫이었다.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느날부턴가 주변 노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홀로 거동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딸이 모시고 다녀도 당신의 몸이 힘들던 어머니 생각도 났다.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자연스럽게 봉사가 시작됐다.
“봉사도 생활지원사로 일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아예 시작할 엄두도 못냈겠죠.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늘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봐왔으니 엄마는 밖에 나가 일을 해야 즐거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남편은 회장 임기만 채우라고 하지만 제일 든든한 지원군이지요. 그 모든 것이 행운이고 행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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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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