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나를 발견하는 마라톤 즐기며 건강 향해 달려요!
고성마라톤클럽 “즐겁게 꾸준하게” 운동하는 사람들
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 SUV-3 주자만도 10명
전신 골격근 단련, 심폐지구력 향상, 심리적 안정까지
매주 화요일 목요일 저녁 7시 종합운동장에서 연습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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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마라톤클럽은 87명의 정회원들이 등록해 ‘즐겁게 꾸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연습도 대회도 늘 즐겁게 참여한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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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봉관 회장을 비롯해 66세 윤삼석 회원 등이 남산과 대독누리길 등 고성읍내 곳곳에서 마라톤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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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90년. 지중해까지 손을 뻗던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아테네가 승리했다. 병사 페이디피데스는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전장에서 40㎞가 넘는 거리를 달려 아테네 시민들에게 “우리가 승리했다. 아테네의 시민들이여, 기뻐하라”라는 승리소식을 전했다. 이것이 42.195㎞의 마라톤의 유래로 알려져 있다. 이 이야기는 1896년 열린 제1회 아테네 근대올림픽에서 스포츠가 됐다. 42.195㎞ 거리를 뛴 것은 1908년 제4회 런던올림픽에서다. 처음에는 출발지점이 주경기장으로, 총 26마일(41.84㎞)을 뛰게 돼있었다. 그러나 영국 왕실에서 마라톤 출발모습이 보고싶다며 출발지점을 윈저궁의 왕실 육아실 창 아래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되면 동선이 문제였다. 원래의 동선과 약간 달라져 385야드가 추가됐다. 마라톤 경기의 거리는 매회 조금씩 달라졌다. 그러다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런던올림픽을 기준으로 한 42.195㎞를 확정하게 됐다.한국인 최초의 마라톤 공식기록은 마봉옥이다. 그는 1927년 조선신궁 체육대회에서 3시간 29분 37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1930년에는 인력거꾼 이성근이 2시간 36분 30초, 1931년에는 김은배가 2시간 26분 12초로 당시 비공인 세계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다. 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마라톤 종목에 출전한 것은 1932년 LA올림픽이었다. 당시 김은배는 6위, 권태하는 9위였다. 한국인 최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누구나 알고 있듯 손기정이다. 1935년 베를린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2시간 25분 19초의 한국 기록과 대회 신기록을 수립하며 월계관을 썼다. 그러나 그의 가슴에는 일장기가 달려있었다. 청년 손기정은 월계수 화분으로 일장기를 가리고, 같이 출전해 3위를 차지한 남승룡은 일장기를 가릴 것이 없어 고개를 푹 숙인 채 시상대에 올랐다. 마라톤은 우리 민족에게는 한이 서린 종목이다. 황영조가 바르셀로나에서, 이봉주가 애틀랜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대한민국이 들썩인 것도 한이 풀려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달리다 보면 마음이 고요한 달빛처럼 잔잔해 질 때가 있지요. 달리기 용어로 ‘하이런’이라고 표현합니다. 달리면서 온 몸의 기운이 소진될수록 정신은 맑아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라톤을 흔히 자기와의 싸움, 인간한계도전 등의 표현으로 힘든 운동이라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쉽게 도전하지 못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42.195㎞를 다 뛰는 게 아니라 자신의 체력에 맞게 천천히 달리면서 건강을 다지는 것이 일반적인 마니아들입니다.” 고성육상연맹 산하 지역동호회인 고성마라톤클럽은 2000년 1월 창단했다. 당시 21명이었던 회원들은 현재 황봉관 회장을 비롯해 모두 87명의 정회원들이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슬로건은 ‘즐겁게 꾸준하게’다. 창단 이후 마라톤클럽은 전국에서 개최되는 각종 마라톤대회에 매월 1회 이상 클럽단체로 참가한다. 성적도 아주 좋다. 클럽단체 대항전 우승 및 입상은 물론 단체 참가상 1위도 수 차례 차지했다. 경남도 생활체육대회에서는 타 군을 압도하며 군부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는 명문클럽이다. 뿐만 아니다. 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를 이르는 SUV-3 주자만도 10명이나 된다. 회원들 중에서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늘 입상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제21대 회장으로 클럽을 이끄는 황봉관 회장은 원래 축구를 즐겼다. 나이가 들수록 스피드와 지구력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젊은 사람들과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1996년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달리기의 매력에 홀딱 빠져버렸다. 황 회장의 기록만 해도 지금까지 100㎞ 울트라마라톤 10회, 풀코스 90여 회, 하프코스 100회 이상을 완주했다. 황봉관 회장은 나이로만 따지자면 클럽의 허리쯤 된다. 고성마라톤클럽의 최고령자는 올해 74세 이광원 회원, 최연소자는 23세 박수형 회원이다. 마라톤클럽 또한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비켜가지 못하고 50~60대 회원들이 다수다. 그러나 최근에는 20~30대 젊은층에 마라톤 열풍이 불면서 올해만도 10여 명의 젊은 신입회원들이 입회했다. 마라톤은 실외운동인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그나마 코로나19의 타격은 덜 받았다. “처음에는 달리는 것이 누구나 힘들지만 차츰 체력이 좋아지며 근력도 튼튼해지고 심폐기능도 향상되면서 더 빨리 더 오래 달릴 수 있지요. 달리기의 본질은 개인의 한계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스스로를 연소시켜나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끊임없이 테스트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오래 꾸준히 달리다 보면 자신에게 쌓인 노폐물이 배출되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늘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달리기 최고의 매력이자 운동효과입니다.” 마라톤은 장비도 기술도 필요없다. 천천히 호흡을 조절해가며 목표한 거리를 뛰면 된다. 함께 뛰는 사람들도 있으니 응원이 된다. 온몸을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니 상하체 모두의 골격과 근육을 고루 발달, 단련시키는 전신운동이다. 근육이 자극되면서 뼈도 건강해진다. 순환기와 호흡기를 단련하면서 심혈관과 호흡능력, 심폐지구력도 향상된다. 마라톤은 전신의 지방감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히 다리를 많이 쓰는 종목이다 보니 다리 혈액순환이 문제가 돼 생기는 부종이나 과다 지방축적, 셀룰라이트 등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더욱 극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운동이다. 쉬지 않고 달려야 하니 심장의 펌프력이 좋아지고 혈관의 탄력도 향상될 뿐 아니라 모세혈관의 밀도까지 높아져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심장이 튼튼해지면 같은 운동을 해도 심박수가 덜 증가하면서 숨도 덜 찬다.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적절히 균형 잡히게 되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긴장과 흥분이 풀리고 느긋해진다. 심폐, 호흡 등이 중요하다는 코로나19 극복 운동으로 이만한 게 없다. 몸과 마음을 다 풀어준다니 코로나블루에도 딱이다. 고성마라톤클럽은 창단 이후 지금까지 매주 저녁 7시 화남달(화요일 남산달리기), 목운달(목요일 운동장달리기), 주말훈련을 한 번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지금은 남산에 산책객들이 많아 혹시 모를 피해를 주지 않으려 스포츠파크 모임으로 바꿨다. 전 같으면 주말에 어김없이 각종 대회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대회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요즘은 주말 릴레이경기 등 자체 대회를 개최하거나 대독천에서 아침 6시 토새달(토요일 새벽달리기), 일새달(일요일 새벽달리기)을 하고 있다. 2년 전에는 고성군내 장애인들의 달리기 모임인 희망새클럽이 만들어졌다. 운동이 부족하기 쉬운 장애인들이 시원한 바깥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다 보면 몸도 마음도 함께 건강해진다. 이민석 전 사무국장이 희망새클럽의 지도자다. 클럽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황봉관 회장은 임기동안 유소년 및 청소년대상으로 마라톤교실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성사되지 못해 아쉽다. 달리기로 건강을 다지고자 하는 군민이라면 누구나 입회비 없이 연회비 10만 원으로 입회해 마라톤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훈련부에 훈련대장을 중심으로 각자의 실력에 맞게 훈련코치를 배치하여 지도도 하고 있다. 입회하여 함께 즐기고 싶은 군민들은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7시 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연습에 참여해 입부할 수 있다. “달리기는 모든 운동의 기초가 되는 전신운동입니다. 아무것도 필요 없이 자기 체력이 되는대로 그냥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 순간 숨어있는 나를 발견하는 겁니다. 걸을 수만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기세요. 마라톤클럽에서 더 건강해지는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마라톤으로 함께 이겨냅시다!” 본지에서는 지금까지 15회에 걸쳐 군내 각종 생활스포츠들을 소개했다. 다행히 코로나19도 조금은 주춤해진 모양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다소 완화돼 근 10개월을 움츠리고 있던 몸이 근질거릴 때다. ‘코로나19 운동으로 이겨요’는 고성마라톤클럽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앞으로도 고성신문에서는 다양한 생활스포츠를 소개하고자 한다. 군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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