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코로나19 이겨요] 시원한 서브에 코로나19도 뻥~내가 바로 족구 왕!
고성군족구협회원 110명, 6개 클럽 활발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유일한 구기종목
전신운동, 심폐기능 향상, 사회성 협동심 키워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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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군족구협회 회원들이 ‘덕분에 챌린지’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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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효식 고성군족구협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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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시초인 구기종목은 흔치 않다. 삼국시대를 기록한 수많은 이야기 중 이런 기록이 있다. “짚, 마른 풀 따위로 공을 만들어 중간에 놓인 벽을 차서 넘기는 경기를 했다.” 축구와도 비슷한 것 같고, 중간에 벽이 있다니 배구와도 비슷한 것 같다. ‘차서’ 넘긴다는 걸 보니 아마도 발을 주로 쓰는 종목인 것도 같다. 정답은 족구! 족구는 한국이 종주국인 유일한 구기종목이다. 적은 인원과 간단한 규칙에 준비물마저 간단하니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약간의 공간만 있다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그래서인지 남자들의 족구 사랑은 축구 못지 않다.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누구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다들 자기가 ‘족구왕’이란다. 그러고 보니 ‘족구왕’이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다. 만섭은 식품영양학과 복학생인 남자다. 만섭은 총장과의 대화 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 달라 하는 희한한 매력의 소유자다. 캠퍼스 퀸 안나에게 홀딱 반했다. 그런데 안나의 썸남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강민이다. 만섭은 족구 한 판으로 강민의 무릎을 꿇린다. 덕분에 그저 그런 복학생 만섭은 수퍼 복학생이 되고 학교에는 족구 열풍이 분다. 정말 단순한 이야기지만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가는 모습이 어쩌면 족구와 닮았다. 그래서 영화 족구왕은 꿈을 잃고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하며 사랑받았다. 족구 자체가 그런 운동이다. 만섭처럼 아주 흔하고 그저 그래 보이지만 몇 경기 뛰다 보면 매력이 아주 철철 넘친다. “족구는 펄펄 날아다녀야 할 것 같지만 사실은 팀원간 호흡이 가장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적절한 포지션에 선수를 배치하면 되니 신체조건에 큰 구애를 받지 않아요. 규칙이 쉽고 간단한 데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유동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배효식 고성군족구협회장은 ‘쉽게 즐기면서 운동효과는 최고’인 족구 예찬론자다. 우선 족구는 장소가 특별하지 않아도 평지라면 어디든 상관없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고, 한 팀당 4명씩 모두 8명이 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면 시설의 제한은 없다. 경기 내내 쉬지 않고 뛰고, 공을 차기 위해 온몸의 근육을 써야 하니 당연히 전신운동이 된다. 하루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일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전신 근력을 키우기 좋다. 규칙은 아주 간단하다. 양 팀이 가운데 네트를 두고 각 팀 선수 4명씩이 머리와 발로 공을 상대팀에 넘기는 것이다. 공이 코트 바닥에 떨어지는 횟수, 선수와 공이 접촉하는 횟수는 3회를 넘기지 않는다. 머리와 무릎만 사용해 공을 네트 너머로 보내면 된다. 하나의 공으로 여러 선수가 승부를 다투는 대부분의 구기종목이 수비와 공격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지만 족구는 수비와 공격의 영역이 차이가 없다. 이 정도만 알면 누구나 족구를 즐길 수 있다. 워낙 쉽고 매력 넘치는 운동이다 보니 고성군족구협회의 회원수는 110명 정도 된다. 50명 이상이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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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큰 협회로 보는데 100명이 넘으니 다른 협회들보다 월등한 인기를 누리는 것이다. 고성군체육회 소속 어느 협회나 마찬가지지만 30~40대 회원들이 주축이기는 하지만 회원들의 연령대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공룡, GS, 독수리, 하이, 철성, 샤샤샤까지 6개 클럽이 활동하고 있다. 고성군족구협회는 원해 생활체육 소속이었다. 그러다 고성군체육회에 정식 협회로 등록했다. 대부분의 구기종목에는 여성들의 참여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족구협회에는 샤샤샤에서 활동하는 여성회원이 20여 명 된다. 족구는 1990년대 들어 전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92 한강 사랑 전국 족구대회 이후부터는 직장인들에게 최고 인기종목으로 등극하면서 생활체육 종목으로 단연 으뜸이었다. 본격적인 족구의 역사는 그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1966년 공군 제11전투비행대대 조종사들이 휴식시간 배구장에서 배구 네트를 땅에 닿도록 늘어뜨려두고 축구공, 배구공으로 네트를 넘기며 규칙이 쉽고 편한 경기를 즐긴 것이 족구의 출발이라고 본다. 당시 축구와 마찬가지로 손은 사용하지 않고, 배구처럼 세 번 안에 상대편으로 공을 넘기는 규칙이 시작됐다. 발을 쓴다고 해서 족구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공군에서 시작된 족구는 육군과 해군에도 알려지면서 군대에서 축구만큼 인기를 얻었다. 전역한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족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1990년 대한족구협회가 창립되면서 동네마다 달랐던 경기규칙도 공식적으로 통일했다. 족구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스포츠이긴 하지만 해외에서도 꽤 인기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우리와 F조 예선 마지막 경기로 맞붙었던 전차군단 독일 축구대표팀이 족구를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은 모스크바 인근 바투틴키 CSKA 스포츠 단지에서 공개훈련을 했다. 연습 시작 전 요아힘 뢰브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는데 그때 선수들이 한 게임이 족구였다. 독일 대표팀 선수들의 연봉을 합하면 자그마치 1조1천93억 원이었다. 국내외 축구 팬들은 이 몸풀기 족구게임을 보며 1조1천93억 원 짜리 족구 경기라고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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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는 팀을 이뤄 하는 경기니 협동심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습니다. 공을 즉시 쳐내야 하니 순발력도 생기고 경기시간 뛰어야 하니 심폐기능도 향상되죠. 그뿐입니까. 연습과 경기 중 활동량이 많다 보니 기본체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상대팀과 겨루기는 하지만 네트 위로 공을 넘기고 받는 형태니 신체접촉이 적어 부상 위험도 덜하지요. 신체접촉이 적은 경기다 보니 코로나19로 밀접접촉을 조심해야 하는 요즘 같은 때에 딱 좋은 운동입니다.” 고성군족구협회원들은 화요일과 목요일 모여 연습한다. 요즘 들어 코로나19로 자주 모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대신 밴드에서 활발하게 소통하며 코로나19 종식 후 모여 연습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시원하게 내리꽂는 족구 서브 한 번에 코로나19도 썩 물러가기를.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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