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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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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달팽이
김성미(디카시마니아회원)
작아서
보일 듯 말 듯
느려서
가는 듯 마는 듯
그러나 우주를 여행하는
제자리걸음 같은 일상
분명 우리는 한 발 한 발 우주로 떠나가고 있다. 가장 가까운 집에서부터 시작한 발걸음은 집 밖으로 걷기 시작하여 각기 다른 전쟁터에서 하루를 보낸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자기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작은 생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듯하지만 묵묵히 자기 길을 내며 가고 있는 것이 디카시 <우주달팽이>에서 새삼 느끼게 한다. <우주달팽이>의 코스모스 잎에 앉아 달팽이는 부단한 자신의 길을 내고 있다. 돌아보자.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출발을 하여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다만 더디게 가는 사람, 빨리 가는 사람, 눈에 보이는 사람과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등 모든 이들이 조금씩 흔들릴지라도 한 발 한 발 내 딛고 있다. 때로는 카오스처럼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피곤할 수도 있고 지루한 나날들 일 수도 있지만 흘러가는 우리들 마음 속 중심의 돛은 순간순간 돌아보아야만 한다. 어느새 떠밀려가는 나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아서 보일 듯 말 듯 느려서 가는 듯 마는 듯”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저 느리게 또는 작은 걸음이 우리들이 걷고 있는 일상들이다. 달팽이처럼 붉은 코스모스를 찾아가는 행복한 순간이 일상 속 책갈피에 묻어있는 우리의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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