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힘, 여성과 가족이 답 4.] 여성과 노인 장애인, 마음 놓고 사는 제주
2011년 첫 지정 후 ‘제주처럼’ 프로젝트로 두 번째 지정
직접 마을 곳곳 다니며 일상 환경 확인하는 시민참여단
스마트폰으로 여성 장애인의 사회참여기회 확대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주거환경 조성 만전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25일
글 싣는 순서
① 여성과 가족이 살기 좋은 고성 만들기
② 여성과 가족 맞춤형 복지로 시민이 행복한 김해
③ ‘여성’들의 삶이 바뀌면 ‘사람’의 일상이 바뀐다
④ 여성과 노인 장애인, 마음 놓고 사는 제주
⑤ 누구나 행복한 도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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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YWCA는 제주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 시민참여단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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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는 이미 2011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받았다. 첫 번째 지정 후 제주는 김만덕 기념관 건립,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설립 및 운영, 제주도 최초 여성행정시장 임명, 생활체감형 양성평등 정책 ‘제주처럼’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한 덕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여성친화도시로의 성과와 새로운 추진 계획을 인정받아 2016년 12월 재지정 받았다.
# 제주, 여성친화도시 알고 계신가요? 서귀포YWCA에서는 서귀포시민 200명을 대상으로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생활환경에 대한 인식과 안전, 돌봄, 편리, 환경, 공동체, 일자리, 가족친화,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조사였다. 이는 제주도민 전체의 의견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서귀포 전 마을 주민들이 고루 참여했기 때문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조사는 여성만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 일반시민이 함께 생활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체크해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제주여성친화도시에 대해 알고 있냐는 질문에 44.5%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제주여성친화도시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느낌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중 71%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성평등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1.5%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성평등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무원 대상 성평등 교육 실시’가 5점 만점에 3.76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학교 내 성평등 교육 실시’가 3.71점이었다. 생활환경 항목 중 일자리, 가족친화는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공동체 편리’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공동체 및 편리성 강화를 위한 환경 조성 및 정책추진이 보완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 여성친화도시 실현 시민이 나섰다 제주의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활동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서귀포YWCA에서 시작한 시민참여단은 40여 명으로 꾸려졌다. 전문가그룹에서 만든 여성친화도시 세부지표로 2015년에는 서귀포 내 2개 읍면, 7개동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2016년에는 확대해서 서귀포시내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시민참여단은 여성친화도시 이해교육과 성인지적 관점으로 마을을 바라보기 위한 교육, 모니터링 교육 등으로 역량을 키웠다. 이렇게 만든 기초자료로 최종보고회를 거쳐 정책제안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이라고 해서 여성만 참여한 것이 아니라 각 마을의 남녀 주민들이 고루 참여해 그 의미는 더 컸다. 또한 지역의 사업에 결정권한을 가진 주민자치위원들이 참여한 덕분에 작은 단위의 마을사업을 통해 여성친화도시의 성장 발판이 되기도 했다. 시민참여단은 200여 명에 육박한다.
# 엄마, 장애인, 여성 누구든 편안한 일상 사람협동조합 노리곳간은 여성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 중 해결되지 않는 감정은 아이나 배우자의 행동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감정을 다스리고 보살피기 위해 나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모성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모성회복 프로젝트는 1회 ‘아기를 낳으면 행복할 줄 알았다’, 2회 ‘엄마의 뇌 속에 아이가 살고 있다’, 3회 ‘엄마의 자존감, 그 무서운 대물림’, 4회는 ‘엄마 행복이 아이 행복이다’로 진행됐다. 이 모성회복 프로젝트는 사람협동조합과 삶을 담는 놀이터 노리곳간이 지난해 제주 여성친화도시 우수사업으로 선정된 ‘가족친화환경 조성 프로젝트-고치갈家’ 중 하나다. 사람협동조합은 모성회복 프로젝트에 이어 부성회복 프로젝트까지 마련했다. 모성회복이라고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모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책임과 묵은 감정, 내가 원인이 아닌 여러 감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모성회복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행복한 엄마의 길’을 함께 찾는 것이다. 제주 여성친화도시 우수사업 중 또다른 우수사례는 제주도 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시지회가 진행한 몸이 불편한 여성 지체장애인 대상 ‘스마트폰으로 여성친화도시 제주를 알리다’였다. 제주도 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시지회는 신체적 불편함으로 사회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는 여성 지체장애인에게 스마트폰 카메라 활용법을 가르치고, 도내 곳곳을 다니면서 SNS로 사진과 관련 정보를 게시했다. 사업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서귀포시지회의 강의를 통해 기본적인 스마트폰 카메라 조작법 등을 배웠다. 참가자들은 사진을 직접 촬영하고 현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배웠다. 사진과 글을 SNS를 통해 게재하면서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스마트폰을 전화, 메시지용으로만 사용하던 장애인들이 몰랐던 정보를 습득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다.
# 밤길에도 안심하는 제주 연동의 골목길 제주시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범죄취약지역 밤길 안전망 구축을 위해 여성안심거울길을 설치했다. 여성안심거울길 조성사업은 다세대 공동주택 밀집지역, 고웅회장실 등 범죄 취약지역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와 연동자치지구대, 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민·관·경이 협력하고 있다. 연동은 다세대 공동주택과 원룸이 많은 지역이다. 제성마을, 명주마을 등에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좁은 대지에 시설 밀집도는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방범시설은 부족하다. 또한 주거형태의 특성상 출입구를 공유하는 세대가 많아 범죄 발생 환경요인이 곳곳에 있다. 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연동주민센터, 연동자치지구대는 협력체계를 구성해 범죄예방진단을 통해 범죄발생이 우려되는 장소에 거울을 설치한다. 여성안심거울길은 출입문이나 벽에 슈퍼미러(Super mirror), 즉 안심거울을 부착해 지나는 사람을 비춰 범죄자의 심리를 위축하는 것은 물론 보행자도 거울을 통해 뒤따라오는 사람을 확인할 수 있다. 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민·관·경이 주기적으로 합동 순찰에 나서는 것은 물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주민만족도 조사, 사업성과 분석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 더 제주처럼, 모두가 안전한 제주도 최근 제주에서는 여성안심 3종세트가 화제다. 1인 여성가구를 범죄로부터 지키기 위한 안심 사업으로 올해 시범추진된 여성안심 3종세트는 외출 시 외부인의 집안 침입 여부를 휴대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동작감지센서, 현관문이나 창문 무단 개폐 때 경보음이 발생하는 창문 열림 경보기, 위험발생 때 위치와 녹음파일을 전송하는 호신벨로 구성됐다. 여성안심3종세트는 무단 주거침입과 성폭력 등 범죄에 대한 1인가구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성상담소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지원사업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여성 안전 분야 사업확대를 결정하면서 여성친화도시 도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발굴한 사업이다. 최근 고성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던 불법촬영은 전국적으로도 골머리다. 제주시는 최근 빈번한 불법촬영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여성 공공안심관을 채용했다. 여성 공공 안심관 8명은 전문탐지 장비를 이용해 제주시 지역 공중화장실 225곳을 주 3회에 방문해 몰카 설치 여부를 확인한다. 여성 공공 안심관들은 사전교육을 이수하고, 전파와 렌즈를 탐지할 수 있는 장비를 이용해 불법으로 설치된 카메라와 송수신기를 찾아내 경찰에 신고한다. 여성과 노인, 장애인, 아동까지 누구나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여성친화도시의 기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생활체감형 양성평등 정책 ‘더 제주처럼’ 시행 2년차를 맞았다. 올해 제주도는 41개 사업에 145억 원을 투자하여 성평등한 제주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더 제주처럼 양성평등 정책은 2019년부터 4개년 계획으로 ‘소통과 포용으로 더 성평등한 제주사회 실현’ 비전을 세우고 성평등한 사회환경 조성, 여성·가족의 삶의 질 제고,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등 3대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그간의 추진 결과와 제주지역 성평등 지수 중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안전부문의 지수를 높이기 위해 여성 안전 분야의 정책발굴과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여성안전과 건강 증진 정책 분야에 109억 원을 투자한다. 제주지역 여성 1인 가구의 증가율은 세종시 다음으로 높다. 제주도는 여성 1인 가구 안전을 위해 앞서 말한 여성 안심 3종세트 지원 사업과 택시 및 심야버스 안전서비스 사업 등에 10억 원을 투자하고 여성 안전도시 인프라 조성과 여성안심 시책 강화를 위해 95억 원을 투입해 생활안전 사각지대 개선 CCTV 및 스마트 관제시스템을 도입한다. 핵가족화 및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공적 돌봄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도 여성친화도시의 중요한 조건이다. 이를 위해 수눌음 육아나눔터 조성, 운영비를 월 50만 원에서 최대 80만 원까지 차등 확대 지원하며 24시간 긴급 돌봄 센터 2개소를 추진한다. 돌봄의 사회적 책임강화 분야에도 18억 원을 투자한다. ‘전국 어디서나 더 제주처럼’ 여성은 물론 누구나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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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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