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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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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세
최형만
(여수 /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제6회 디카시공모전 최우수작품시)
한쪽으로 머리를 두는 일은
바다를 기억하는 태곳적 자세일까
온몸으로 비린내를 토하는 동안
바구니에 물회오리 인다
이처럼 엄숙한 생의 최후를 본 적이 있느냐
임종을 거두는 마지막 일은
부모를 만나 태어나는 일부터 평범한 성장기를 거치고 나이가 들어서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임종하는 것. 이 중에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의 처음과 끝이다. 여기 디카시 <어떤 자세>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고기는 바다를 생각하고 죽어서도 한쪽으로 치우쳐 돌아갈 바다 쪽으로 머리를 둔다고 말하고 있다. 죽음에 임박하여 쥐고 온 모든 것을 토하는 고기는 비린내를 통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최후의 엄숙함으로 생을 마감한다. 우리들도 최후라는 임종을 한 번 정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을 대강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내일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오늘 아니 지금 최선을 다하는 멋진 열정이 우리들로 하여금 마지막 인생을 최후로 만들어 가는 길목이 아닐까? 임종 앞에서는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가족에게 좀 더 잘할 것을 후회하는 일x떠나온 고향이나 친구들, 동기간에게도 평소에 짬짬이 시간을 내어서 서로 안부와 발걸음을 한다면 아쉬운 임종은 없을 것 같다. ‘바빠서’ 라는 말은 제일하기 좋은 핑계일 뿐이다.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가지고 본인의 도리를 다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고기가 바다를 그리워하며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바다가 그리워서라기보다 보고 싶은 가족생각을 하고 바다를 쳐다보는 한쪽이지 않을까. 임종 앞에 좀 더 잘하고 살 것이라는 후회가 담긴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평상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금보다 더 많이 후회없이 사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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