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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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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만은 않았던 도예가의 길을 걸으며 이렇게 값진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 삶을 도자기와 함께한 것처럼 앞으로의 삶 역시 늘 도자기와 함께할 것입니다.” 향림도예원 이계안 대표가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됐다. 경남도내에서 대한민국명장 도자공예 부문에서는 이 대표가 첫 선정자다. 이계안 대표는 지난 1일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대한민국명장 증서 전달식에서 명장 증서, 휘장, 명패와 함께 장려금 2천만 원을 받았다. 이계안 대표가 본격적인 도공의 길로 들어선 것은 어쩌면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할아버지는 옹기를 만들었고, 아버지는 백자를 만들던 도공이었다. 할아버지는 사천 광포만에서 옹기를 제작했다. 바닷길로 옹기를 운반하던 중 운반선이 난파하면서 가세가 기울면서 먹고 살기 위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제조기법의 맥이 끊어질 뻔 했다. 그러나 아버지 고 이삼성 옹은 부친에게서 배운 도자기술로 일제 말 무색백자 생활용기를 만들었다. 그 덕에 이계안 대표는 어린시절부터 용기와 생활자기, 흑유자기를 늘상 접하며 자랐다. 이계안 대표는 19세 되던 해 남양도기 연구실에 입사해 경험을 쌓았다. 군복무를 마친 후에는 일본 아리타 도자에서 청화 그림의 형태와 원료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물론 도자성형 과정에서 생기는 불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서울요업개발 개발실 과장을 거쳤다. 1980년경 그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와룡산 언저리에서 옛 옹기가마터를 발견했다. 생각해보니 고성에서 흙과 유약재료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는 와룡산에 전통가마터를 만들고 구만면에서 나오는 백토로 투명 유백자를 연구,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구만막사발이 탄생했다. 이후 이계안 대표는 맥이 끊긴 흑도 제작기법을 되살리고자 했다. 그는 철이 함유된 황토와 나무를 주재료로 흑도와 천목유약을 쓴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계안 대표는 흑자의 명맥을 잇고, 소장가치를 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계안 대표는 도자기 형성 방법, 원적외선 황토도자기 및 제조 방법 등 발명특허 6건, 당초무늬접시와 연화무늬접시 등 디자인등록 7건을 보유하고 있고, 도자기 전문서적을 5권이나 저술했다. 2005년 행정자치부 문화예술부문 신지식인, 2007년에는 경상남도 도자기공예부문 최고장인 1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의 문화향유에도 큰 관심을 갖고 고성지킴이로 매년 전시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후학을 양성하는 등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예가로 자리잡고 있다. “도자기는 동양의 고요한 정신세계를 상징합니다. 고운 선과 순수한 색으로 품위를 지니고 있지요. 흙을 만지고 굽는 것은 제 인생입니다. 이번 명장 선정에 그치지 않고 전통의 아름다움을 가진 도자공예의 보존과 대중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