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코로나19 이겨요] 손끝 짜릿한 당구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정창훈 고성당구맨동호회장
고성군수배 당구대회 동호인부 우승
고도의 집중력 끝에 느끼는 쾌감 희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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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당구맨동호회원들이 지난달 개최된 2020경남고성군수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동호인부 정창훈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 우승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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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당구맨동호회 정창훈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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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당구를 ‘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술 한 잔 하고 가는 곳이 당구장이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당구장이 등장할 때면 여지없이 불량스러운 이들이 싸움판을 벌이곤 했다. 몇 해 전만 해도 자욱한 담배연기도 당구장에서는 예사였다. 그런데 당구는 사실 놀이 치고는 높은 집중력과 두뇌회전, 기술이 필요하다. 정확한 판단이 따르지 않으면 점수를 낼 수가 없다. 당구는 상대를 이기기 위해 체력과 정신력 모두가 필요한 ‘스포츠’다. 2020경남고성군수배 전국당수선수권대회가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의 열전을 펼쳤다. 고성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당구대회에는 전국에서 1천 명이 넘는 선수와 동호인들이 캐롬, 포켓, 스누커, 잉글리시 빌리아드 등 총 4개 종목에서 자웅을 겨뤘다. 대회 마지막날, 동호인부 우승자가 탄생했다. 첫 고성군수배 당구대회의 왕좌를 고성군민이자 고성당구맨동호회를 이끄는 정창훈 씨가 차지했다. “취미로 즐기는 당구라 큰 욕심 없이 참가한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니 좋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당구를 이렇게 알리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더 기쁘네요.” 정창훈 씨는 고성에서 나고 자라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며 작은 업체를 운영하는 고성 사나이다. 중학교 시절 처음 접한 당구는 30대 중반까지 친구들과 모이면 놀이로 즐기던 게 전부였다. 당구장에 가면 중대4구 3구만 쳤다. 6년쯤 전, 자주 가는 당구장에 국제식 대대가 설치됐다. 가끔 TV에서만 보던 국제식 대대를 실제로 보니 호기심이 일었다. 한 번 두 번 치다 보니 국제식 대대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 날부터 일을 마치자마자 당구장으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중대당구는 그저 흔히 즐기는 놀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국제식대대 당구를 치다 보니 놀이보다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더라고요. 당구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예요. 세 개의 공이 계산대로 움직이며 정확히 맞았을 때 그 쾌감은 말로 다 할 수 없죠.” 흔히 당구장이라면 자욱한 담배 연기에 술 한 잔 한 남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편견이 강했다. 그런데 그가 국제식대대를 처음 접하던 시점에 당구장들이 금연시설이 되면서 쾌적한 환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TV에서도 당구스타들의 얼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국제 당구대회 등을 방송하며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로 재조명됐다. 정창훈 씨는 고성당구맨동호회에서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년여 전 대회에 참가하고자 하는 당구동호인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6월에는 고성당구맨동호회가 정식 창단했다. 함께 활동하는 14명의 회원은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다들 고성사람들이니 형님 아우하며 지낸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연습도 전 같지 않지만 이번달에 두 명의 입회가 예정돼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조금 뜸하지만 평소에는 퇴근 후 친목게임도 하고 연습도 해요.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한 경기 한 경기 힘들지 않은 경기가 없어요. 언뜻 보기에는 다른 종목에 비해 체력소모가 크지 않은 것 같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니 피로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하지만 공이 굴러가는 길을 보고 딱 들어맞는 소리를 들으면 그 희열은 상상초월이에요.” 당구의 역사는 500여 년이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1500년경부터 이미 ‘빌리아드’라는 단어가 사용됐던 것을 보면 그 이전부터 당구는 이미 흔히 즐길 수 있는 스포츠였던 것으로 보인다. 1570년 프랑스전쟁 중 샤를르는 당구를 즐겼다. 그의 부관 앙리 데니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빌리아드게임을 완성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장방형, 타원형 등 다양한 당구대를 고안했다. 1600년대 들어서면서 지금의 정방형 당구대로 자리잡게 됐다. 당구연맹이 가장 먼저 창설된 나라는 벨기에였다.1928년 벨기에에서 세계당구연맹이 창설된 후 1940년대 당구는 국기가 됐다. 우리나라에 당구가 들어온 것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100년이 넘는다. 1898년 미국공사관 서기간이었던 윌리엄 프랭클린 샌즈는 회고록에서 동료와 당구를 즐겼다고 했다. 대한제국 궁내부 시의였던 독일 출신의 리하르트 분쉬도 1904년경 일본식 찻집에서 동료와 당구를 쳤다고 기록했으며 1912년경 순종은 창덕궁에 당구대를 설치해두고 당구를 즐겼다고 한다. 단지 외국인들이 즐기던 신기한 공놀이가 불과 15년여 만에 조선인에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1955년 11월에는 대한당구협회가 창설됐다. 이듬해 1월에는 제1회 전국당구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고성에서는 지난 8월 2020 경남고성군수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긴 했지만 당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는 고성군내 선수들도 제법 출전했다. 고성군수배 당구대회는 새벽 2시까지 이어졌다. 동호인부 우승을 차지한 정창훈 씨도 대회장에서 새벽까지 경기했다. 아무리 취미로 하는 당구라도 동호회의 이름을 걸고, 내가 사는 지역에서 대표로 출전했으니 기분은 남달랐다. 정창훈 씨는 결승전에서 한 차례 고비를 겪었다. 결승전 당시 16대 9로 상대에게 2점을 내주면 패배하는 상황이었다. 점수차가 너무 큰 탓에 마음이 더 조급했다. 당구는 집중력의 승부다. 큐 끝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단 2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8점을 획득하며 그는 판을 뒤집었다. 당구는 생활스포츠로 손색이 없다. 당구를 치는 자세를 보면 팔과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고 뻗고 순간적인 힘을 가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근력이 생긴다. 당구를 2~3시간 치는 것이 동네 야산을 산책하는 정도의 운동량은 된다고 하니 힘들지 않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머리를 쓰고 판단을 해야 하니 두뇌회전에 도움이 된다. 이런 당구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 정창훈 씨의 바람이다. “고성에서는 아직까지 국제식대대를 치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제 고성에서도 전국당구대회를 개최한만큼 당구가 놀이가 아닌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면 좋겠어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동호인 여러분, 당구장에서만 즐기지 말고 당구대회에도 참가해보세요. 손끝 짜릿한 재미를 함께 느껴봅시다!”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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